‘수사 기록 유출’ 김선규 前 공수처 검사 벌금 2000만원 확정

1심 무죄→2심 벌금 2000만원
사표 약 3개월 만에 수리돼 퇴임

김선규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부장검사가 검찰 재직 시절 이른바 ‘수사 기록 유출’ 사건으로 벌금 2000만원을 확정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노정희 대법관)는 30일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김 전 부장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한 원심 판결이 옳다고 보고 김 전 부장과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뉴스1

김 전 부장은 2014년 전주지검 검사 시절 사기 등 혐의로 수사한 A씨의 구속영장 청구 의견서 사본을 이듬해 2월 검찰 퇴직 후에도 변호사 사무실에 보관하다가 같은 해 5월 B 변호사에게 줘 업무상 알게 된 개인 정보를 누설한 혐의로 2020년 재판에 넘겨졌다. B 변호사는 영리 목적으로 개인 정보를 제공받은 혐의(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로 함께 기소됐다. 문제의 A씨 구속영장 청구 의견서 사본엔 A씨의 범죄 혐의, 각종 증거서류를 스캔해 편집한 내용 외에도 참고인 19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주소, 직업 등 개인 정보가 기재돼 있었다.

2021년 1심은 문제의 사본은 증거능력이 없고, 원본인 검찰 구속영장 의견서를 정확히 옮기어 베낀 것으로 인정하기 어렵다며 두 사람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해당 사본 작성 일자가 2014년 11월25일인 반면, 검찰 구속영장 의견서엔 2014년 11월26일자 변호인 의견서 등이 기재된 점을 이유로 들었다.

올해 2월 2심은 김 전 부장에 대한 원심 판결을 깨고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문제의 사본이 검찰이 항소심에서 추가로 제출한 증거, 즉 김 전 부장이 A씨를 기소하며 작성한 공판 카드에 첨부된 구속영장 청구 의견서 사본과 동일하다고 판단하며 그 증거능력을 인정했다.

김 전 부장이 3월 초 제출했던 사직서는 대법원 선고를 앞둔 전날 약 3개월 만에 수리됐다.

박진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