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휴진' 불참 선언 잇따라...분만·아동 이어 뇌전증 교수들도

6월 11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한 의료관계자가 빈 침상들을 지나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들이 18일 대한의사협회(의협) 차원의 집단휴진(총파업)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분만병의원협회와 대한아동병원협회에 이어 집단휴진 불참 의사를 밝힌 세 번째 의사단체다.

대학병원 뇌전증 전문 교수들로 구성된 전국 거점 뇌전증지원병원 협의체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뇌전증은 치료 중단 시 신체 손상과 사망 위험이 수십 배 높아지는 뇌 질환으로, 약물 투여 중단은 절대 해선 안 된다”며 “협의체 차원에서 의협의 단체 휴진에 불참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의협의 단체 휴진 발표로 많은 뇌전증 환자와 가족들이 처방전을 받지 못할까 불안과 두려움에 떨고 있다”며 “약물 난치성 뇌전증 환자들은 갑자기 약물을 중단하면 사망률이 일반인의 50~100배로 높아진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뇌전증에 대한 지식이 없고 치료하지 않는 의사들은 처방하기 어려우며 일반 약국에서 대부분 (약물을) 구할 수도 없다”며 “항뇌전증약의 일정한 혈중 농도를 항상 유지해야 해 단 한 번 약을 먹지 않아도 심각한 경련이 발생해 환자의 생명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의료계 집단 휴진과 관련해 "환자들의 질병과 아픈 마음을 돌보아야 하는 의사들이 환자들을 위기에 빠뜨리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며 “잘못이 없는 중증 환자들에게 피해와 고통을 줄 것이 아니라 삭발하고 단식하면서 과거 민주화 투쟁과 같이 스스로를 희생하면서 정부에 대항하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앞서 의협은 오는 18일 전면 휴진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 등 교수 단체가 동참 의사를 밝혔다.

반면 분만병의원협회는 진료를 유지하겠다고 밝혔고, 대한마취통증의학회도 필수적인 수술에 필요한 인력은 병원에 남아 진료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지난 13일에는 전국 120여 곳 아동병원이 속한 대한아동병원협회도 “의협의 투쟁에 공감하지만, 환자를 두고 떠나기 어렵다”며 진료를 유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집단 휴진에 불참하겠다는 입장이 나오자, 임현택 의협 회장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불편한 기색을 표출했다. 최용재 아동병원협회장 입장이 담긴 언론보도를 공유하며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폐렴끼’라는 병을 만든 사람들”이라며 “멀쩡한 애를 입원시키면 인센티브를 주기도 한다”고 비난했다. 

김지수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