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 나체 몰카만 ‘100장’...서울 명문 의대생 “속죄는 응급의학과 가서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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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교제했던 여성들의 나체를 얼굴이 보이도록 몰래 촬영한 뒤 소지하고 있던 서울 소재 명문사립 의과대학 소속 남학생이 법정에서 속죄하겠다고 진술했다.

20일 매일경제에 따르면 의대 본과 3학년에 재학 중인 대학생 A씨(24)는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채 얼굴이 노출된 여성의 나체 사진을 촬영하고 소지한 혐의를 받는다. 그는 2022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16차례에 걸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A씨의 휴대전화에 저장되어있던 여성들의 사진은 100장이 넘는다. 검찰의 공소장에 따르면 특정된 피해자는 2명이지만 피해 여성들은 “A씨의 휴대전화에 얼굴이 노출된 나체의 여성만 최소 4명 이상이다”라고 주장하고 있다.

불법 촬영 피해자는 그와 교제했던 전 여자친구부터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만났던 여성들까지 다수의 인원이 포함됐다. 이 중 일부 피해자 자살 충동은 물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며 병원 치료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당시 A씨의 여자친구가 그의 휴대전화에 다른 여성들의 나체 사진이 있는 것을 발견하면서 수면 위로 드러났다. 이후 피해자 중 한 명이 서울 성북경찰서에 신고를 접수하면서 수사가 진행됐다.

조사를 받은 A씨는 성폭력범죄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혐의를 받아 검찰에 송치됐다. 현재 그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으며 서울북부지법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다.

지난 13일, A씨는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린 공판에서 “공소사실을 인정하느냐”는 판사의 말에 “촬영했던 사진들은 모두 폐기했다”며 범행을 시인했다.

그러면서도 법정에서 “(이번 일로) 휴학을 하는 것이 (나한테는) 시간과 경제적으로 상당한 손해를 보고 있던 상황”이라고 진술했다. 이어 “의사들이 기피하는 전공인 응급의학과를 선택해 지금의 잘못에 대해 속죄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자들은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며 엄벌을 요구하고 있다.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2022년 여성폭력통계에 따르면 2021년 디지털 성폭력범죄 입건건수는 1만3039건으로 2020년 입건된 9698건에 비해 34.4% 증가한 수치다. 또한 2020년 범죄율은 18.7건이지만 2021년에는 25.3건으로 대폭 증가한 것을 알 수 있다.

박가연 온라인 뉴스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