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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원유민 “韓 첫 선수위원장 도전… 패럴림픽 공정성 높일 것” [차 한잔 나누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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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0-09 20:32:50 수정 : 2024-10-11 08:5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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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민 국제패럴림픽위원회 선수위원

국내 1호 장애인 귀화 선수 주목
캐나다선 휠체어 농구 대표 지내
노르딕 스키 전향 후 ‘태극마크’

“加, 장애·비장애인 차별 없는데
韓은 대표 선수단복도 달라 씁쓸”
“선수 위원장까지 도전하겠습니다.”


불의의 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던 아이는 언제나 도전하는 꿈 많은 청년이 됐다. ‘장애인 귀화선수 1호’이자, 2024 파리 패럴림픽서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으로 당선된 원유민(36) 위원이 한국 최초로 IPC 선수위원장에 도전한다.

원유민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선수위원이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IPC 선수위원장에 도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남정탁 기자

원 위원은 지난 3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세계일보와 가진 인터뷰에서 “선수위원 임기는 이미 시작됐다. 다음 달 독일에서 선수위원들끼리 모여 회의할 계획”이라면서 “선수위원장과 부위원장도 곧 선출할 예정이다. 위원장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원 위원은 2024 파리 패럴림픽 기간에 참가 선수를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총 296표를 받아 위원으로 당선됐다. 6명의 당선자 중 네 번째로 많은 표를 얻었다. 2008년 베이징 패럴림픽 때 신설된 IPC 선수위원은 선수를 대표해 세계 장애인 체육 정책의 방향을 설정하고 목소리를 내는 자리다. 원 위원의 당선으로 한국 장애인스포츠의 국제적 위상이 더 높아졌다는 평가다. 한국인이 IPC 선수위원으로 선출된 건 홍석만(현 한국도핑방지위원회 선수위원장)에 이어 원 위원이 두 번째다.

원 위원은 “배동현 파리 패럴림픽 선수단장(BDH재단 이사장)이 장애인스포츠 발전에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영향을 받았다. 나도 많은 장애인 선수를 위해 일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선수위원에 출마했다”고 회상했다.

원 위원은 ‘장애인 귀화선수 1호’다. 1988년 1월 한국에서 태어난 원 위원은 네 살 때 교통사고로 두 다리를 잃었다. 보다 더 나은 환경으로 성장하길 바랐던 부모님은 원 위원이 12살 때 캐나다에 이민을 갔다. 캐나다서 휠체어 농구를 시작한 원 위원은 캐나다 국가대표까지 발탁돼 2016 리우데자네이루 패럴림픽에 참가했다. 이후 2017년 한국행을 결심한 뒤 노르딕스키 선수로 전향해 한국 생활을 이어갔고, 2022 베이징 동계패럴림픽 때 태극마크를 달며 꿈을 이뤘다.

원 위원은 “성인이 되고 나서는 독립해 생활했다”며 “캐나다 대표팀을 하면서 선수로서 꼭 태극마크를 달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의 정체성은 한국인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젠 한국을 대표해 IPC 선수위원장이 되는 게 목표다. 유창한 영어 등 2개 국어를 구사하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원 위원의 포부는 패럴림픽의 ‘공정성’과 ‘선수 참가 확대’이다. 원 위원은 “장애인 선수들이 같은 스포츠 등급 안에서도 장애 정도에 대한 편차가 심하다. 공정한 수준에서 경기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패럴림픽은 선수 총인원 제한이 있어 4000여명만 대회에 참가한다. 다음 패럴림픽은 미국 로스앤젤레스(LA)에서 개최하는 만큼 많은 선수를 초대해도 괜찮지 않나. 작은 국가들에서 더 많은 선수가 참가해 축제처럼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캐나다와 한국을 모두 경험한 그는 장애인이 살아가는 환경의 차이점에 대해선 씁쓸해했다. 원 위원은 “캐나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살아가는 데 차이가 없다”며 “반면 한국은 여전히 인프라에서 아쉬운 점이 있다. 지하철 무료 등 단지 복지 차원에서 다른 걸 주려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일상생활이 가능한 환경”이라고 강조했다.

장애인 노르딕 스키 선수이기도 한 원 위원은 훈련과 위원 활동을 모두 소화하겠다는 각오다. 2026 밀라노 패럴림픽에도 태극 마크를 달고 누비고자 한다. 그는 끝으로 선수로서의 소망을 전했다. 원 위원은 “이번 패럴림픽에서 선수단 단복이 하계 올림픽 선수들과 달랐다. 다른 나라들은 다 동일한데 한국만 복장이 다르다”며 “사회적으로 갈등과 차별이 심한데 이런 옷조차 다르면 좋게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한서 기자 jh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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