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당한 보상 못 받는 현실
안타까워 바로잡으려던 것”
국악 원로들 반발 기자회견
“DJ, 김정숙 여사도 靑에
초청했는데 기생이라 봤겠나”
더불어민주당 양문석 의원(초선·경기 안산갑)이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렸던 국악 공연을 두고 “기생집”이라고 표현했다가 국악인들의 항의를 받고 사과했다.
양 의원은 14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국가무형문화재(무형유산) 원로들이 “기생”, “기생집”이라는 단어와 그 파생적 의미에 대해 모욕감을 느끼며 제게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양 의원은 “국가무형문화재 예능보유자나 이수자 등 무형문화재를 지키고 계승하며 풍성하게 만들어가는 과정에 헌신해 온 전승자들의 그 피나는 노력을 폄훼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외려 무형문화재 전승자들의 연주가 정당한 보상 없이 국가기관에 의해 착취당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고 바로 잡고 싶어서 담당기관인 국가유산청 국정감사에서 질의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양 의원은 “오라고 하면 오고 가라고 하면 가는 사람, 누구를 대상으로 공연하는지도 알려주지 않고, 심지어 공연료도 주지 않아도 되는 사람으로 국가무형문화재를 취급하는 행태를 보면서 분노했다”며 “이런 행태를 저는 국가무형문화재를 ‘기생 취급’하는 것이라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또 “공연료도 지급하지 않고 홀대하는 국가유산청장과 대통령 부인 김건희를 비판함으로써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려는 의도에서 그렇게 질의했던 것”이라고 했다.
앞서 무형유산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 이영희 명인과 판소리 보유자 신명희 명창 등 국악인 20명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양 의원에게 사과를 요구했다.
이 명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문재인 전 대통령 배우자 김정숙 여사도 국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격려했다면서 “그분들이 저희 공연을 기생들이 노는 자리로 인식했겠나”라고 양 의원을 질타했다.
무형유산 경기민요 보유자 이춘희 명창은 “저는 이미 나이를 먹어 괜찮지만 유치부, 중·고등부, 대학, 박사 등 뼈아프게 노력한 후학들을 위해 이 자리에 왔다”며 “반드시 우리 후학들을 위해 양 의원의 사과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양 의원의 “기생집” 발언은 지난 4월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무형유산 예능 전승자 오찬 간담회에서 ‘가야금 독주와 판소리 입체장’ 공연이 열린 것을 겨눈 것이었다. 이 자리에는 사전 공지 없이 김건희 여사도 참석해 공연을 관람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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