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부산 금정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가 낙승한 것은 지역의 보수 정당 지지세가 워낙 강해 야권의 정권심판론과 후보 단일화 효과 등이 표심으로 연결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공식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국민의힘 윤일현 후보와 야권 단일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경지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혼전 모양새를 보였다.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6번,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4번이나 부산을 찾아 지원 유세를 했고 양당 모두 중앙당 차원에서 총력 지원하면서 금정구청장 보선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그러나 실제 개표가 시작되자마자 윤 당선인이 당초 예상보다 큰 표 차이로 야권 단일후보인 김경지 후보를 앞서 나갔으며 이후에도 단 한 번의 역전도 허용하지 않았다.
초박빙 승부가 될 것이란 예상을 뒤엎고 윤 후보가 여유 있게 승리한 요인은 부산 금정구는 전통적인 보수 지지기반이 매우 강해 야당이 내세운 정권심판론이나 후보 단일화에 따른 컨벤션 효과가 제힘을 발휘하지 못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국민의힘과 윤 후보가 선거운동 기간 내내 '검증받고, 실력 있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운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기초단체장 선거인 점에 초점을 두고, 중앙 정치무대 주요 이슈를 언급하는 대신 차분하게 지역 현안에 대한 해결책을 내세우면서 보수 지지층을 공략한 것이 표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윤 후보는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정권심판론만 내세우며 침체한 금정구를 발전시키고 새롭게 변화시킬 비전이나 공약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야당과 반대로 금정구를 발전시킬 수 있는 공약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한 것이 통한 것으로 본다"고 했다.
또 선거운동 막판 민주당 김영배 의원이 전임 김재윤 구청장이 지병으로 사망하면서 치러지게 된 금정구청장 보궐선거를 '혈세 낭비'로 잘못 표현한 것이 보수 지지층을 결집하게 했고 중도 무당층 표심에도 적잖은 영향을 줬을 것이라는 게 지역 정가의 반응이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부산 금정구민들이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 체제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보선 투표율이 높게 나온 것도 야권 지지자보다는 여권 지지자들이 더 많이 투표한 결과"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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