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자인 한강 작가는 17일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한 작가는 이날 오후 5시 서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 포니정홀에서 열린 제18회 포니정 혁신상 시상식에 참석해 이같이 밝혔다. 한강이 지난 10일 노벨문학상 발표 후 국내 외부 행사에 참석해 의견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강은 1층 포니정홀 앞에 모여있던 취재진을 피해 다른 문으로 시상식장에 들어갔다. 그는 시상식이 시작되자 밖에 모여있는 취재진을 위해 먼저 노벨문학상 수상과 관련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노벨 위원회에서 수상 통보를 막 받았을 때는 사실 현실감이 들지는 않아서 그저 침착하게 대화를 나누려고만 했다. 전화를 끊고 언론 보도까지 확인하자 그때에야 현실감이 들었다”며 “그날 밤 조용히 자축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한편으로 이후 제 개인적 삶의 고요에 대해 걱정해주신 분들도 있었는데, 그렇게 세심히 살펴주신 마음들에도 감사드린다”며 “저의 일상이 이전과 그리 달라지지 않기를 저는 믿고 바란다”고 했다.
또 “저는 제가 쓰는 글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는 사람이니, 지금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계속 써가면서 책 속에서 독자들을 만나고 싶다”고 덧붙였다.
한강은 “지금은 올봄부터 써온 소설 한 편을 완성하려고 애써보고 있다”며 “바라건대 내년 상반기에 신작으로 만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소설을 완성하는 시점을 스스로 예측하면 늘 틀리곤 했기에 정확한 시기를 확정 지어 말씀드리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한강은 포니정 혁신상 수상소감에선 “술도 못 마시고, 커피를 비롯한 모든 카페인을 끊은 데다 좋아하던 여행도 이제 거의 하지 않는다”면서 자신을 “무슨 재미로 사느냐는 질문을 종종 받는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대신 걷는 것을 좋아한다”며 “쏟아져 나오는 좋은 책들을 놓치지 않고 읽으려 시도하지만 읽은 책들만큼이나 아직 못 읽은 책들이 함께 꽂혀 있는 저의 책장을 좋아한다. 사랑하는 가족, 다정한 친구들과 웃음과 농담을 나누는 하루하루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한강은 “약 한 달 뒤 저는 만 54세가 된다. 작가들의 황금기가 보통 50세에서 60세라 가정한다면 6년이 남은 셈”이라며 “일단 앞으로 6년 동안은 지금 마음속에서 굴리고 있는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삼십년의 시간 동안 저의 책들과 연결되어주신 소중한 문학 독자들께, 어려움 속에서 문학 출판을 이어가고 계시는 모든 출판계 종사자 여러분과 서점인들께, 그리고 동료, 선후배 작가들께 감사를 전한다. 가족과 친구들에게는 다정한 인사를 건넨다”고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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