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명품 그룹인 루이뷔통모에헤네시(LVMH)가 이례적인 매출 감소에 직면했다고 일간 르몽드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LVMH 발표에 따르면 그룹의 3분기 글로벌 매출은 3% 하락했다. 매출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갔다.
LVMH의 글로벌 매출이 마이너스 성장한 건 코로나19 이후 처음이다. 올해 1, 2분기에는 각각 3%, 1% 성장을 기록했다.
LVMH의 주력 브랜드인 루이뷔통과 디올, 셀린느의 3분기 매출 감소가 그룹전체의 매출 성적표에 영향을 미쳤다. 세 브랜드는 작년에만 862억유로 상당의 매출을 올리며 LVMH 글로벌 매출의 절반, 영업이익의 4분의 3을 창출했다. 하지만 올 3분기 매출은 5%나 줄었다. 1·2분기 각각 2%·1% 성장한 것과 딴판이다.
컨설팅 업체 베인앤컴퍼니(Bain&Company) 추정에 따르면 중국 시장의 침체가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중국에서는 지난해만 해도 핸드백과 기타 향수의 판매량이 10% 이상 증가했으나, 올여름 이후엔 이런 증가세가 멈췄다.
부동산 위기에 직면한 중국 부유층이 저축을 늘리고, 지난 10년간 주요 럭셔리 산업의 고객층이었던 젊은 층이 실업에 대한 두려움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다고 한다. 매출 감소는 제품을 생산하는 일선에서도 체감하고 있다.
핸드백 생산 공장 중 한 곳의 대표는 “몇 주 동안 핸드백이 배송되지 않은 채 창고에 쌓여 있다”며 “경영진은 생산량을 줄이기 위해 우리에게 휴가를 내라고 강요한다”고 말했다.
루이뷔통의 하청업체 가운데 한 곳 역시 올해 총 생산 시간이 연초 예상한 40만∼45만시간에서 35만∼39만 시간으로 줄었다. 이는 루이뷔통 매출의 약 75%를 차지하는 핸드백 및 가죽 제품의 판매가 정체됐기 때문이다.
LVMH 측도 영업 이익 감소를 예상해 비용 절감 조치들을 취하고 있다.
LVMH의 뷰티 편집숍인 세포라는 올해 8월 중국 인력을 감축했고, 9월 말엔 스트리트웨어 브랜드인 오프 화이트의 지분을 매각하는 등 우선순위가 낮은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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