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싸움 뒤 나간 아내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에 불을 지르고, 만취 상태로 차를 30km 넘게 운전한 60대가 실형을 선고받았다.
1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춘천재판부 형사1부(민지현 부장판사)는 현주건조물방화, 도로교통법상 음주운전, 자동차 관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A(66)씨에게 1심과 같은 징역 3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월 30일 오후 5시 40분쯤 부부싸움을 한 아내가 자녀의 집에 간 뒤로 귀가하지 않자, 홧김에 자기 집에 불을 지르고 달아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당시 혈중알코올농도 0.106%의 만취 상태에서 평창에서 영월까지 27㎞에 이르는 구간을 장거리 운전하고, 영월 시내에서도 4㎞가량 운전대를 잡았다.
특히 A씨는 경찰 추적을 피하기 위해 차량 앞쪽 자동차등록번호판을 떼어내고, 뒤쪽 번호판은 돌로 내리치거나 발로 차 훼손하기도 했다.
1심인 춘천지법 영월지원은 “A씨가 치밀하고 계획적인 수법으로 발화력을 강화하고 폭발성을 증폭시키는 범행도구를 물색했고, 자칫 발화지 인근 야산으로 불이 번져 사회적 손실을 야기할 위험성이 높았다”고 지적하며 징역 3년을 선고했다.
또한 “불길이 일어난 후 진화하려는 노력 없이 현장을 벗어났고, 범행 이후 피해 회복이나 피해자의 용서가 없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A씨는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는 이유로, 검찰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다’며 각각 항소장을 제출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양형은 재량의 합리적인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타당하다”며 원심의 판결을 유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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