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플레이션’ 우려 커져…소비자 가격에 영향 전망 나와
아라비카 커피 원두 가격이 4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며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브라질의 극심한 가뭄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관세 중심 정책 기조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고급 커피의 대명사인 아라비카 원두뿐만 아니라, 비교적 저렴한 로부스타 원두 가격까지 동반 상승하며, 이른바 '커피플레이션(커피+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27일(현지시간) AFP에 따르면 미국 뉴욕 시장에서 아라비카 커피 선물 가격은 파운드당 3.20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브라질에서 ‘검은 서리’로 불리는 한파로 커피 생산량이 급감했던 1977년 3.38달러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아라비카 원두 가격은 올해에만 약 70% 상승했다.
로부스타 원두 역시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영국 런던 시장에서는 1톤당 약 5200달러에 거래되며, 연초 대비 80% 이상 올랐다. 로부스타는 주로 인스턴트 커피나 블렌딩 제품에 사용되는 품종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 덕에 대중적인 수요가 많다.
커피 원두 가격 급등의 주요 원인은 기후 변화와 공급망 문제다.
세계 최대 커피 생산국인 브라질은 올해 극심한 가뭄으로 인해 내년 수확량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또 다른 주요 생산국인 베트남은 경작기 동안의 건조한 날씨와 수확기 폭우로 인해 생산과 공급에 차질을 빚었다.
라보은행의 카를로스 메라 분석가는 브라질의 생산 감소 전망 외에도 유럽연합(EU)의 산림 규제, 트럼프 당선 이후 예상되는 관세 및 무역 분쟁 우려로 인해 사전 물량 확보 움직임이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원두 가격 급등은 소비자 가격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네슬레는 최근 원두 가격 상승을 이유로 커피 제품 가격 인상과 포장 용량 축소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스타벅스는 이미 지난 8월, 2년 7개월 만에 커피 음료 가격을 조정했다. 당시 아라비카 원두 가격이 전년 대비 40.2% 오른 상태였으며, 스타벅스는 그란데(473㎖)와 벤티(591㎖) 사이즈 음료 가격을 각각 300원, 600원 인상했다.
커피는 기후 변화와 글로벌 무역의 영향을 받는 대표적인 상품으로, 원두 가격 상승은 소비자 물가 전반에 파급 효과를 미칠 수 있다.
전문가들은 단기간 내 가격 안정이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으며, 커피 업계의 대응 전략과 소비자 부담 간 균형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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