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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에 랜드마크 우뚝 세운 현대건설… 미래도 함께 짓는다 [연중기획-'K건설' 해외수주 1조弗 시대로]

입력 : 2024-05-05 20:29:35 수정 : 2024-05-05 20:2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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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진출 이후 총 25건 공사 수주

첫 사업 쉐라톤호텔 ‘만남의 장소’ 인기
현지인 추억의 장소로 지속적인 사랑

‘사막의 장미’ 모티프 설계 국립박물관
경이로운 외관에 대표 명소로 떠올라

미래 중동 금융허브 ‘루사일 플라자타워’
“세계 주목할 또 하나의 건축사 창조 예정”

“마치 사막에 피어 있는 한 송이 장미처럼 아름다워요.”

지난달 15일 카타르 도하 국립박물관에서 만난 예카테리나(24·여)는 건물 내·외부를 둘러보며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한국에서 러시아로 돌아가는 길이라는 그는 “어디에서도 이렇게 아름다운 건물을 본 적이 없다”며 “주변 사람들이 카타르에서 어딜 가야 하느냐고 물어보면 망설임 없이 이곳을 추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방문객들의 감탄을 자아내는 카타르의 현재를 만든 곳은 바로 현대건설이다. 이뿐만 아니라 에너지 부국으로 떠오르기 시작한 카타르의 과거, 중동 금융의 허브로 도약하려는 미래까지 현대건설은 카타르와 ‘동행’하고 있었다.

카타르 국립박물관 전경. 세계적인 건축가 장 누벨이 '사막의 장미'에서 모티프를 얻어 설계하고 현대건설이 이를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만659㎡ 규모로 구현했다.

◆추억의 쉐라톤호텔…현재의 랜드마크 박물관

현대건설은 1979년 카타르에 처음으로 진출한 이후 현재까지 총 25건의 공사를 수행해 약 110억달러(약 15조2570억원)를 벌었다. 토목 5건, 건축 11건, 플랜트 6건, 전력 3건 등 수주한 공사 종류도 다양하다.

특히 현대건설의 카타르 첫 사업인 쉐라톤호텔은 아직도 현지인들의 만남의 장소로 사랑받고 있었다. 해안가에 있는 카타르 최초의 외국계 5성급 호텔로, 강렬한 햇살 아래 새하얀 피라미드 형태의 자태를 뽐낸다.

이날 찾은 호텔은 천장을 제외하고 1층부터 시원하게 뚫려 있고 전면이 유리로 돼 있었다. 야외에 나와 있는 듯한 착각을 주는 로비에는 전통의상을 입은 현지인들이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카타르 대표 호텔로서 과거 대부분의 행사가 이곳에서 열린 덕에 많은 현지인이 이곳에 대한 향수를 갖고 있다. 현지에서 만난 나이프(33)는 “부모님이 쉐라톤에서 결혼식을 하셨고 지금도 가족 행사를 주로 이곳에서 갖는다”며 “현대건설이 만든 호텔에서 우리 가족은 추억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현재의 카타르 랜드마크는 2019년 준공된 국립박물관이다. 세계적인 프랑스 건축가 장 누벨이 ‘사막의 장미’를 모티프로 설계했다. 이는 사막에서 모래와 수분이 엉켜 드물게 만들어지는 결정체로 행운의 상징으로도 알려져 있다. 섬유 보강 콘크리트 패널로 만들어진 316개의 크고 작은 디스크(원형판)를 맞물리도록 해 이러한 사막의 장미 모양을 구현해냈다.

박물관은 지하 1층∼지상 5층, 연면적 4만6596㎡ 규모로 재료부터 공법까지 워낙 까다로운 작업이라 수많은 업력을 쌓은 현대건설마저 애를 먹었다고 관계자는 설명했다. 심지어 설계자인 장 누벨조차 자신의 아이디어가 실제로 이 무더운 나라에 구조물로 현실화될 것에 대해 반신반의했다며 결과물에 놀라워했다고 한다.

경이로운 외관만큼 내부 인테리어 또한 남다르다. 내부 곳곳이 모래색을 띤 곡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에어컨, 빔프로젝트 등 인공물은 바닥과 천장 등 보이지 않는 곳에 숨겨져 있어 마치 사막을 거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과거 유목 및 진주 채취로 생계를 꾸리던 시절부터 에너지 부국에 이르게 된 현재까지의 변천사가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카타르 정부는 2019년 3월27일 개관을 자축하며 성대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이날 개관식에는 타밈 빈 하마드 알타니 카타르 국왕, 알 마야사 빈트 하마드 빈 알 타니 카타르 박물관청장을 비롯한 주요 정부 인사와 배우 조니 뎁, 가수 빅토리아 베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등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2020년에는 신규 발행한 화폐에 카타르 국립박물관 삽화를 집어넣을 정도로 카타르 정부의 만족도도 높다. 박물관 프로젝트를 주도한 마야사 공주가 “향후 추진 중인 루사일 박물관 등 다양한 랜드마크 건축물 사업에 한국 기업 참여를 희망한다”고 했을 정도다.

루사일 플라자타워 전경. 카타르 내 최고층 빌딩으로 중동의 금융허브를 목표로 새로운 랜드마크가 될 예정이다. 위-아래에서 엇갈려 누른 듯한 형상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이 좁아 보이기도 넓어 보이기도하는 착시를 일으킨다. 채명준 기자

◆미래 중동의 금융허브 ‘루사일 플라자타워’

이제 현대건설은 ‘중동의 금융 허브’라는 카타르의 미래를 짓고 있다. 바로 카타르 내 최고층 건물인 ‘루사일 플라자타워’다. 언젠가 고갈될 액화천연가스(LNG)에만 의존할 수 없다고 판단한 카타르는 ‘금융’을 새로운 먹거리로 생각했고 그 중심지가 될 곳이 바로 루사일 플라자타워다.

총 4개동의 빌딩 건설 프로젝트로, 50층 2개동, 70층 2개동으로 구성되며 이 중 현대건설은 70층 2개동 공사를 수행 중이다. 마치 원통을 위·아래에서 엇갈려 누른 듯한 형상으로 보는 각도에 따라 건물이 좁아 보이기도 넓어 보이기도 하는 착시를 준다. 아울러 건물 전체를 휘감고 있는 철골구조는 외부로는 건물이 빛나도록, 내부로는 과도한 자외선 유입이 차단되는 효과를 낸다.

현대건설은 34개월이라는 빠듯한 공사기간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사태로 인한 자재 수급 지연 등 악조건 속에도 약속을 지켰다. 아침조(오전 6시∼오후 6시), 저녁조(오후 6시∼오전 6시)로 나뉘어 24시간 내내 공사를 진행한 결과다. 그럼에도 안전교육부터 안전장비 착용, 안전설비 설치까지 안전을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철저히 관리한 결과 지난달 14일 기준 무재해 ‘884만6574인시’를 기록했다. 1명이 1시간 동안 근무한 것이 ‘1인시’로 이는 1만명이 884만여시간 동안 사고 없이 일한 셈이다.

현장에서 안전을 관리하는 인도 국적의 토마스(38)는 “카타르 국립박물관, 하마드 병원, 이곳(루사일 플라자타워)까지 현대건설의 현장 3곳에서 일했는데 안전에 관해서는 ‘안전 쓰리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운영할 정도로 엄격하다”고 말했다.

이 현장은 현재 대부분의 작업을 끝마치고 내부 인테리어만 남은 상황이다. 준공 뒤에는 카타르 투자청, 카타르 중앙은행 등 금융 공기업들과 다수의 금융사가 입주할 예정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쉐라톤호텔에 대한 왕족과 귀족들의 향수가 있고 현대건설이 카타르 내 여러 랜드마크를 성공적으로 수행함으로써 높은 신뢰를 받고 있다”며 “카타르 주요 인프라·건축 사업의 맥을 이어온 만큼, 동 분야에서 세계가 주목할 만한 또 하나의 건축사를 창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도하(카타르)=채명준 기자 MIJustic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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