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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부속’ 독보적 기술력 입증… 韓 부품산업 새 역사 열다 [연중기획-K브랜드 리포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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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05-01 06:00:00 수정 : 2024-05-10 14:5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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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5〉 매출 10조 기업 변모한 삼성전기

"MLCC, 2024년 매출 1조 예상"

보관된 전기 회로에 일정량 공급
2021년 IT 등 고용량·고전압 개발
2023년 ADAS용 '파워인덕터' 양산

유망 신제품 개발 잰걸음

'카툭튀' 없이 줌 구현 카메라 모듈
발수코팅·렌즈히팅 기능도 선보여
AI PC 반도체기판 북미 공급 계획

장덕현 사장 '미래 프로젝트' 가동

2024년 '유리기판' 시제품 라인업 구축
연말엔 '실리콘 커패시터' 양산 계획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 사업도 추진

1973년 부품산업 국산화를 위해 설립된 삼성전기는 지난 50년간 성장을 거듭해 매출 10조원의 글로벌 부품기업으로 변모했다. 이젠 전 세계에 스마트폰 및 자동차 전문 부품을 제공하며 한국 부품산업의 역사를 쓰고 있다.

삼성전기는 1973년 일본 산요전기와 합작사인 삼성산요파츠라는 이름으로 설립됐다. 당시 TV용 아날로그 부품을 생산해 부품의 국산화에 주력했다. 1980년대에는 소재 및 컴퓨터 부품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했고, 1987년 사명을 ‘삼성전기 주식회사’로 전환했다.

 

1990년대부터 칩·이동통신·광 부품과 같은 차세대 유망 신제품 개발에 집중했고 2000년대엔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 파워 인덕터, 카메라·통신 모듈, 패키지 기판 등의 기술 수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삼성전기는 컴포넌트, 카메라 모듈, 패키지 기판 3가지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다.

 

삼성전기 수원사업장 전경.

◆“올해 전장용 MLCC 매출 1조원 달성”

컴포넌트는 전자회로에서 신호의 흐름을 조절하는 수동 부품들이다. 삼성전기는 MLCC와 파워 인덕터를 주력으로 생산하고 있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댐’의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현상을 막아준다. 삼성전기는 1988년 국내 최초 초소형 1608(가로 1.6㎜, 세로 0.8㎜) MLCC를 시작으로 시장에 뛰어들어 2004년 점유율 세계 2위 MLCC 업체로 도약했다. 2021년엔 세계 최고 성능의 정보기술(IT)용 MLCC와 5세대이동통신(5G) 기지국용 고용량·고전압 MLCC 등을 개발했다.

 

‘제2의 MLCC’라고 불리는 파워 인덕터는 배터리에서 나오는 전력을 반도체가 필요로 하는 전력으로 변환시키고 전류를 안정적으로 공급해 주는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1996년부터 인덕터를 생산해 소형화 부분에서 업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2020년 세계 최소형 파워 인덕터를 개발했고, 지난해엔 자율주행의 핵심기술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카메라용 파워 인덕터 양산에 성공했다.

삼성전기는 최근 전기차·ADAS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에 발맞춰 전장용 MLCC에 공들이고 있다. 일반 내연기관 차에는 4000개 안팎의 MLCC가 들어가는데, 자율주행 기능이 들어간 전기차엔 최대 1만5000개가 탑재된다.

업계에선 지난해 8500억원 수준인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이 올해 처음 1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한다.

 

◆미래 먹거리 ‘전장용 카메라 모듈’

삼성전기는 주요 스마트폰 업체에 카메라 모듈도 공급하고 있다. 2002년부터 카메라 모듈을 생산해 2005년 세계 최초 5메가 이미지 센서(CMOS) 카메라 모듈을, 2006년 세계 최박형 200만화소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다. 2019년에 ‘카툭튀’(스마트폰 밖으로 카메라가 튀어나온 것) 없이 5배 줌 기능을 구현한 폴디드 카메라 모듈을 개발했고, 2021년 국내 최초로 10배 줌 폴디드 카메라 모듈을 구현했다. 지난해엔 현존 최고 수준의 흔들림 보정 기능을 탑재한 2억화소급 카메라 모듈을 선보이며 혁신을 선보였다.

삼성전기는 지난 3월 업계 최고 성능의 발수 코팅 기술과 렌즈 히팅 기능이 탑재된 사계절 전천후 전장용 카메라 모듈을 연내 양산할 계획을 밝혔다. 또 자동차용 하이브리드 렌즈와 조리개(IRIS)도 함께 선보였다. 하이브리드 렌즈는 성능은 좋지만 비싸고 깨지기 쉬운 유리 렌즈와 싸고 가볍지만 변형 가능성이 큰 플라스틱 렌즈의 장점을 합친 렌즈이고, 조리개는 카메라에 들어오는 빛을 조절하는 부품이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이 회사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콘세직 비즈니스 인텔리전스는 전장용 카메라 모듈 시장 규모가 지난해 31억달러에서 2030년 85억달러로 연평균 약 13.8% 성장할 것으로 전망한다.

◆독보적 반도체 패키지기판 기술력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반도체와 메인 기판 사이 전기적 신호를 전달하고 반도체를 외부의 충격 등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한다. 최근 패키지 전체 성능을 높이기 위해 여러 칩을 패키지 기판 위에 올리는 멀티 패키지가 요구되면서 반도체 성능 향상의 핵심부품으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기는 1997년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생산하며 일본산 기판 독점 시대를 마감하고 국내 반도체산업을 기술적으로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고성능 반도체 패키지기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0분의 1 수준인 10마이크로미터(㎛) 수준의 비아(적층된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구멍)를, 머리카락 두께의 40분의 1인 3㎛ 수준의 회로 선폭을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최고 사양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스(AP)용 반도체 패키지기판은 점유율, 기술력 모두 독보적인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는 최근 인공지능(AI) 컴퓨터(PC)용 반도체 기판 분야에서 북미 지역의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고, 고객사 성능 평가까지 통과해 단독 납품을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이 지난 3월20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된 제51기 정기 주주총회에서 삼성전기의 미래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기 제공

◆신사업 키워 체질 개선… 장덕현 사장 “AI 매출 매년 2배 이상 성장”

 

삼성전기는 과거 50년이 부품 국산화, 기술 자립, 첨단 전자부품 기업으로의 성장을 위한 시기였다면 향후 50년은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등 미래 기술 실현의 기반이 되는 시기로 규정했다.

 

삼성전기 장덕현 사장은 올해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정보통신(IT) 전시회 ‘CES 2024’에서 전장(자동차 전자·전기장치), 로봇, AI·서버, 에너지 등 4개 미래산업 분야 핵심기술 개발에 주력하는 ‘미래(Mi-RAE)’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기존에 보유한 기술을 바탕으로 △유리 기판 △실리콘 커패시터 △모바일용 소형 전고체전지 등을 새로운 사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올해 유리 기판 시제품 생산라인을 구축한다. 유리 기판은 뼈대인 코어를 플라스틱에서 유리로 바꾼 제품이다. 최근 점차 복잡해지는 반도체 회로 모양에 맞춰 플라스틱보다 성능을 끌어올리고 전력 소모량은 낮출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달 11일 서울대 강연에서 “유리 기판은 이제 시작 단계라고 봐야 하고 현재 고객들과 협의하는 단계”라면서도 “2026~2027년에는 양산을 고려 중”이라고 말했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빠르면 올해 말부터 양산해 라인업을 확대할 전망이다.

 

실리콘 커패시터는 고성능 AI용 첨단 반도체 패키지 기술에 대응하는 차세대 커패시터로 주목받고 있다. 크기가 마이크로 단위로 매우 작아 반도체 패키지의 면적과 두께를 얇게 설계할 수 있고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에 가까이 배치할 수 있어 고속 데이터 전송에 유리하다.

 

삼성전기는 주력 제품인 적층 세라믹 커패시터(MLCC)와 공정이 유사한 전고체 배터리 사업도 추진 중이다. 전고체 배터리란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매개체인 전해질을 액체에서 고체로 대체한 차세대 이차전지로, 차량에 적용할 경우 주행거리가 길어지고 화재의 위험성이 적어 ‘꿈의 배터리’로 불린다. 장 사장은 “이미 업계 최고 수준의 에너지 밀도와 용량 특성을 확보한 상태”라며 “내년 또는 내후년에 시제품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전기는 2025년 전장용 매출 2조원 이상, 매출 비중 20% 이상 달성을 목표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 사장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및 고객 다변화로 AI 관련 매출을 매년 2배 이상 성장하는 목표를 세웠다”고 밝혔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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