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책읽기는 생각을 하고 사고를 하는 과정을 보여준다”며 “힘든 건 사실이지만 TV나 영화가 이런 기능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대답했다. 호주의 대표적인 그림책 작가인 앤 제임스는 한국국제교류재단이 지난 15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주최하는 ‘호주의 얼굴-사진과 어린이 책 일러스트’ 전의 부대행사 참석을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앤 제임스의 책읽기 예찬은 인터뷰 내내 이어졌다.
“책을 읽으면 다른 세계가 열리고, 다른 사람의 삶에 들어갈 수도 있습니다. 아이들이 세상과 대화를 하는 계기가 되는 거죠.”
그는 아이 중심이 아닌 부모 중심의 책읽기를 강요하는 게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큰 실수’라고 했다. 자신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책을 아이에게 강요하는 것과 같은 경우를 의미한다. “부모들이 좋다고 생각하는 책만을 강요하면 아이들은 책읽기에 거부감을 가지게 될 수 있으니, 중요한 것은 아이들이 책을 싫어하지 않게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들이 어느 정도 크면 그림책을 못 보게 하려는 부모들을 흔히 본다”며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아이들은 그림에서 많은 메시지를 읽어낸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좋은 책 역시 “아이들이 좋아하는 책”이라고 단언했다. “좋은 책은 아이들 스스로 질문하게 하고 상상력을 넓혀 준다”며 “책을 통해 정보를 얻고, 슬플 때 위로받는 등 그때그때 아이들 스스로 책을 선택한다”고 했다.
앤 제임스가 그림책에 구현하는 그림은 재치있고, 익살스러운 터치를 특징으로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통해 아이들이 “읽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한다”며 웃어보였다. “아이들이 내 그림이 실린 책을 보며 이야기에 관심을 가지고, 읽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흥미를 가졌으면 합니다. 그래서 한 번 읽고 마는 게 아니라 기억에 남을 만한 작품을 만들려고 노력합니다.”
글·사진 강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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