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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피카소’ 바스키아를 만나다

입력 : 2013-03-04 18:10:37 수정 : 2013-03-04 18: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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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세 코카인 중독으로 요절까지
거리 낙서를 미술 한 장르로 승화
8년간 작품활동 美미술계 큰 반향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장 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 그는 1960년 미국 뉴욕주 브루클린에서 중산층 회계사이자 아이티인 아버지와 푸에르토리코계 미국인 어머니 사이에 태어나 1988년 28세의 나이로 뉴욕 자택에서 코카인 중독으로 요절했다. 약 8년의 짧은 활동기간 탄생한 그의 작품들은 당시 미국 미술계에 엄청난 영향을 끼쳤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지 않은 바스키아는 그만의 이미지 구성과 조합으로 독특한 작품세계를 창조했다. 특히 해부학 도상이 그려진 작품들은 일곱 살에 불의의 교통사고로 비장을 들어내야 했던 시절, 어머니로부터 선물 받은 책 ‘그레이의 해부학’에서 영감을 받은 것이다. 이는 추후 전통적인 미술언어에 구애받지 않은 바스키아의 독특한 작품언어를 형성하는 근간이 되었다.

거리 낙서를 현대 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게 만든 장 미셸 바스키아.
국제갤러리 제공
만화가와 시인을 꿈꾼 바스키아는 열다섯 살 때 집을 나와 친구 알 디아즈와 함께 거리를 떠돌며 살아간다. 오랫동안 찾아 헤맨 끝에 아버지는 바스키아를 찾아 집으로 데리고 온다. 당시 바스키아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저는 언젠가 아주 유명해질 거예요”라고 말했다고 한다.

거리를 떠돌던 시절, 그는 친구와 함께 스프레이 마커나 오일 크레용을 이용해 뉴욕 소호 거리의 외벽, 지하철 등에 사회적 저항의 내용을 담은 이미지들을 남긴다. 모든 작품에는 ‘세이모(SAMO·Same Old Shit)’란 서명을 적어 그들의 작품임을 알렸다. 또한 ‘세이모는 세뇌적인 종교, 끝 간 데 없는 정치, 그리고 사이비 철학의 종말을 의미한다’ ‘세이모는 바보들을 구한다’ ‘호사스런 안위를 그는 세이모라고 생각해’ 등과 같은 해학적이고 철학적인 문구도 함께 남겼다.

장 미셸 바스키아의 ‘프로세션(Procession)’.
국제갤러리 제공
바스키아의 거리 낙서는 이후 비주류 문화를 표현하는 그라피티(graffiti)가 현대 미술의 한 장르로 자리매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도시를 캔버스 삼아 펼쳐지는 그의 그림들은 소외받는 이들의 소리 없는 아우성으로 많은 이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바스키아의 작품세계를 조망하는 전시가 열린다. 1981년부터 1986년까지 짧은 기간 탄생한 작품들을 소개한다. 80년대 미국 팝아트의 부흥에 따른 대중적인 아이콘들을 담은 그림, 하위문화의 정치적이고 자전적인 내용들을 담고 있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국제갤러리에서 31일까지. (02)3210-9868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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