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 등 대표작 70점 공개
사진·유품 등도 한자리에 한국 추상화의 대가’로 불리는 수화(樹話) 김환기(金煥基·1913∼1974·사진). 올해는 수화 탄생 100주년이 되는 해다. 이를 기념해 서울 부암동 환기미술관에서 6월9일까지 그의 삶과 예술을 조망하는 특별기획전을 연다. 전시 제목은 김광섭의 시 ‘저녁에’의 마지막 구절에서 딴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다. 이는 제1회 한국미술대전서 대상을 수상한 수화의 1970년 작 점화(點畵)의 작품명이기도 하다.
수화는 전남 신안군 작은 섬마을 출신으로 일본 유학시절 아방가르드와 추상미술을 실험했다. 1956∼1959년에는 파리에 머물며 자연과 백자항아리, 목가구 등 전통정서를 일깨운 작업에 몰두했다. 1963년 이후 61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까지는 미국 뉴욕에 머물며 푸른 하늘과 바다를 연상케 하는 화폭 위에 우주, 별, 그리운 얼굴, 도시의 불빛처럼 무수한 색점이 펼쳐지는 점화를 완성시켰다.
이번 전시에서는 김환기 작품세계의 전반을 아우르는 유화·드로잉·오브제 등 대표작 70여점이 공개된다. 아울러 그의 사진과 기록, 유품 등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다. 전시는 크게 ‘서울·도쿄시대’ ‘파리시대’ ‘뉴욕시대’로 나뉜다.
1957년 작 ‘매화와 항아리’. |
2층 ‘파리시대’에서는 한국에서의 모든 지위와 명예를 내려놓고 국제무대에서 자신만의 독창적인 예술세계에 몰두한 수화의 파리 시기를 만날 수 있다. 그는 한국적인 것을 예술로 승화시키고 한국적 시(詩) 정신을 담은 작품의 진정성에 세계가 주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파리시대 대표작이며 훗날 상파울루 비엔날레 출품작이기도 한 ‘달밤의 섬’ ‘운월’ 등 주옥같은 작품을 만날 수 있다.
3층 ‘뉴욕시대’에서는 ‘예술가, 별이 되다’라는 부제 아래 ‘유니버스’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등 대형 점화들을 전시한다. 7000원. (02)391-7701
정아람 기자 arb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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