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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무엇이 이 여인을 이처럼 사람답게 살지 못하게 하는가

입력 : 2013-04-18 21:28:18 수정 : 2013-04-18 21: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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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소리 '억척가' 재공연…이자람의 '핏빛 절규'
국악계 최고의 화제작 중 하나로 손꼽히는 ‘이자람(사진)의 억척가’가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에서 다시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2011년 제10회 의정부국제음악극축제 초연작이다. 이후 최근까지 이어진 전국 순회공연에서 전석 매진 행렬을 기록하며 뜨거운 호평을 받았다. 지난해 11월에는 프랑스 파리 민중극장 공연을 시작으로 12월 루마니아 연극페스티벌, 올해 3월 브라질 SESC(Social Service of Commerce)와 쿠리치바 연극제에서 초청공연을 펼치며 우리나라 음악극의 위상을 높였다.

‘이자람의 억척가’는 독일 극작가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원작 ‘억척 어멈과 그의 자식들’을 판소리로 새롭게 탄생시킨 작품이다. 전쟁 속에서 살길을 구하는 억척스러운 한 여인 ‘김순종’의 이야기다. 전남 시골 마을에서 평범하게 살아가던 김순종은 어느 날 사소한 오해로 소박을 맞게 된다. 고향을 떠난 그는 중국 한나라에 도착해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아비가 다른 세 자식을 둔 김순종은 이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쟁 상인이 된다. 착하고 순박했던 이 여인은 전쟁의 소용돌이를 겪으며 거짓 상술로 가득 찬 억척스러운 사람으로 탈바꿈한다. 종국에는 자식의 죽음도 모른 체하는 비정한 어미로 변모해간다.

원작 ‘억척 어멈과 그 자식들’이 전쟁 통에 휩싸인 가족과 어머니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자람의 억척가’는 전쟁 속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감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전쟁이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이 느끼는 공포·연민·죽음·분노·슬픔 등 여러 감정을 판소리 특유의 풍자와 해학으로 담아냈다. 이를 통해 ‘사람을 사람답게 살도록 내버려두지 않고, 억척스러워야만 살아남을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은 무엇인가’는 묵직한 질문을 관객에게 던진다.

‘이자람의 억척가’는 어려운 한자어나 고사 대신 오늘날 관객이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말로 구성돼 있다. 특히 이번 공연은 초연작을 그대로 살린 ‘오리지널 버전’이다. 대극장 무대 위에 객석이 설치돼 관객이 창자의 움직임을 보다 가까이서 느낄 수 있도록 했다. 5월10일 오후 8시와 5월11일 오후 4시 의정부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만 7세 이상 관람 가능하다. 3만원. (031)828-5894, 5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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