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복수극·멜로 치중… 뻔한 트렌디 드라마로
◇‘로비스트’ 출연진. 왼쪽부터 송일국 한재석 장진영. |
하지만 일부 드라마를 제외한 대부분이 특정 직업인의 전문적인 일상을 밀도 있게 그려내기는커녕 일반 드라마로서의 극적 재미도 갖추지 못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표적인 예가 현재 20회 분이 방송된 SBS의 ‘로비스트’. 무기 로비스트의 화려하면서 냉혹한 삶을 섬세하게 펼쳐내겠다며 송일국 장진영 등 호화캐스팅에 미국·키르기스스탄 등 해외 로케이션 촬영 등으로 제작비 120억원을 투입했지만 결국은 가족 복수나 자극적인 총격신, 남녀 애정구도라는 뻔한 트렌디 드라마적 요소에 기댄 범작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일부는 ‘로비스트’가 인천공항 운영요원과 국정원 특수요원의 삶과 사랑, 애환을 본격적으로 그려내겠다고 표방했으나 차별화하지 못한 극적 전개와 어정쩡한 캐릭터로 시청률에 있어 참패한 ‘에어시티’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평가한다.
다음달 초 시즌 1을 마치는 ‘옥션하우스’는 전문직, 시즌제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멜로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미술품 스페셜리스트(경매사)의 세계에서 일어났음직한 적절한 소재와 짜임새 있는 사건 구성, 생기 넘치는 캐릭터가 유기적으로 결합되면서 매회 극적 긴장감을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김헌식 문화평론가는 최근 한 매체 기고문에서 “적어도 큰 스케일을 통해 호기심을 자극하는 색다른 직종을 중심에 두는 방식은 통하지 않는다”면서 “전문직이라는 자체의 힘이 아니라 각각의 장르와 대본, 제작 시스템에서 나온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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