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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화 속 여성] 귀도 레니-켄타우로스 네소스에게 납치당하는 데이아네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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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08-07 20:56:54 수정 : 2008-08-07 20:5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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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인반마에 납치당한 아름다운 여인… 남편의 도움 애타게 기다려
그리스 신화 속 헤라클레스와 데이아네이라는 다양한 미술작품에서 잉꼬부부로 그려지는 만큼 서로에 대한 사랑이 유난히 애틋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데이아네이라에게 마음을 뺏긴 헤라클레스는 뭇 신들과의 목숨을 건 결투도 불사할 정도로 그녀를 아꼈다.

하지만 어느 연인에게도 닥치는 장애물이 영웅과 그의 여인 앞에도 나타나고야 말았다. 행복한 결혼식을 마치고 고향으로 돌아가던 중 부부는 거친 물살의 에베노스 강을 맞닥뜨리게 되는데….

새 신부는 강에서 살던 반인반마인 네소스가 한눈에 반해 버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17세기에 귀도 레니의 손에서 탄생된 이 명화는 아름다움을 손에 쥐려던 네소스가 그녀를 납치하는 순간을 그린 것으로, 두려움과 불안이 가득한 얼굴로 강 건너 남편의 도움을 애타게 기다리는 여인의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한편 데이아네이라를 잡아끄는 네소스의 손길은 탐욕스럽기 이를 데 없다. 그는 결국 헤라클레스의 활을 맞아 죽어가면서도 두 사람을 갈라놓을 간교한 거짓을 생각해 낸다. 히드라의 독이 섞인 자신의 피묻은 옷자락을 데이라네이라에게 건네며 “남편을 영원히 독차지할 수 있는 사랑의 묘약”이라 속인 것이다.

남편을 너무 사랑한 데이아네이라는 결국 네소스가 던진 거짓말의 덫에 빠지고 만다. 훗날, 헤라클레스가 오이칼리아의 왕녀 이올레를 포로로 잡았는데, 아름다운 왕녀의 모습을 본 데이아네이라는 남편의 사랑을 잃을까 두려워한 나머지 네소스의 피 묻은 옷자락을 남편 옷에 꿰매어 보냈다. 이 옷을 입은 헤라클레스는 중독되어 고통에 몸부림치다 분신(焚身)하였고, 나중에야 진상을 알게 된 데이아네이라는 자살로 비극적인 결말을 맞는다. 순진했던 데이라네이라의 진짜 적은 남편 곁에 있던 여성이 아니라 네소스의 간교한 거짓말, 그리고 그 거짓말에 속아 사랑을 의심했던 데이라네이라 자신이었던 셈이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뺏겼을 때, 우리는 그 마음이 스스로 얼마나 진실한지, 또 상대방의 나를 향한 진실함은 얼마나 될지 의심하곤 한다. 의심은 곧 달콤하고 사소한 거짓말을 낳는다. 남성이 배우자나 여자친구에게 하는 가장 흔한 거짓말이 “당신이 만든 음식이 제일 맛있어”, “내겐 당신밖에 없어”와 같은 말이라고 한다. 이 정도면 차라리 귀엽기라도 하다. 달콤한 입술에서 나오는 그럴듯한 말이 그대로 반복된다면, 헤라클레스를 죽인 독처럼 거짓말은 천천히 우리의 목을 조여 들어올 것이다.

최근 영국의 한 여론조사기관의 조사에 따르면, 사람은 하루에 적어도 4번 이상의 거짓말을 한다고 한다. 또 성인 한 명이 죽을 때까지 연평균 1460번의 거짓말을 하며, 평생 8만8000번의 마음과 다른 말을 내뱉는 것으로 밝혀졌다.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우리는 매일 만나는 가장 가까운 사람들에게 가장 많은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다. 만일 이 중에 데이라네이라를 속였던 네소스의 거짓말과 같이 치명적인 것이 있었다면, 고의성을 떠나 벌써 우리는 말 몇 마디로 누군가를 희생시키고 만 장본인이 되어 있을 것이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늑대가 온다”고 거짓말하던 양치기 소년의 우화는 간단하지만 많은 교훈을 우리에게 남긴다. 첫 거짓말은 달콤할 수 있다는 점, 거짓말 몇 번으로 사람들의 신뢰를 잃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점, 그리고 신뢰를 잃은 뒤에 돌아올 참사는 거짓말이 가져온 달콤함에 비해선 너무도 쓰디쓰다는 것 말이다.

심형보 바람성형외과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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