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 업체가 각 종목 선수 후원과 경기복 개발에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붓는 이유는 광고 효과 때문이다. 이들에게 전 세계 최고 선수들이 모두 모여 경쟁하는 올림픽은 최고의 광고효과를 거둘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자신들이 후원한 스포츠 스타들의 경기 성적표는 또 매출로 이어진다.
각 스포츠업체는 전문 운동선수용 제품에 적용한 신소재와 기술을 적용한 일반인용 스포츠웨어를 판매하고 있다. 건강 증진에 대한 관심과 스포츠를 취미로 하는 여가문화가 대중적으로 확산해 스포츠 스타들이 착용했던 신발이나 운동복을 구입하려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애초 선수용 전문 경기복으로 개발됐다가 일반인용으로 시판되고 있는 스포츠웨어를 알아봤다.
# 더 빠르고 더 편안한 러닝화
나이키가 이번 베이징올림픽에서 야심차게 선보인 기술은 ‘플라이와이어’(Flywire)이다. ‘하늘을 나는 철사’란 의미의 플라이와이어는 강철보다 강한 실로 운동화를 만들어 무게를 기존보다 100g 정도 줄인 첨단기술이다. 신발을 구성하는 몰드 위에 지지력을 필요로 하는 발의 주요 지점에만 핀과 플라이와이어를 넣었다.
‘나이키이노베이션키친’의 제이 메시터 이사는 “플라이와이어는 발의 바닥 바로 아래 붙어 선수가 신발을 신었는지도 모를 정도로 가벼울 뿐만 아니라 완벽한 지지력을 제공해 미끄럼도 확실하게 방지한다”고 설명했다.
플라이와이어 기술을 이용해 초경량 운동화를 제작해 육상과 농구, 마라톤 등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지원한 나이키는 10월부터 일반인 대상 제품을 본격 판매한다. ‘나이키 ‘줌 빅토리 스파이크’와 ‘줌 빅토리 플러스’ 등 육상화뿐 아니라 ‘하이퍼덩크’ 등 농구화에 적용됐다.
◇푸마가 내놓은 올 여름 스포츠 웨어. |
미국의 육상 영웅 타이슨 가이를 후원하는 아디다스는 달릴 때 발생하는 충격을 흡수함과 동시에 에너지로 전환하는 소위 ‘바운스 테크놀러지’로 착용감까지 높였다는 러닝화 ‘마이크로 바운스’를 출시했다. 바운스 테크놀로지는 밑창 부분에 넣은 바운스 조각들과 발 뒤꿈치의 지지대에 적용된 기술을 말한다. 밑창 속 바운스 조각들이 달릴 때 충격을 흡수함과 동시에 이를 반발력으로 변환시켜 쿠션감과 추진력을 제공한다는 게 아디다스 측 설명이다. 특히 투명 플라스틱의 외장형 뒤꿈치 지지대는 뛰어난 착화감과 안정감을 선사한다.
아디다스 측은 “결과적으로 발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줄여 더 많은 에너지를 다른 신체 움직임에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뒤꿈치 부분에만 바운스 조각이 들어 있는 ‘마이크로 바운스’와 바닥 전체에 장착된 ‘마이크로 바운스 플러스’ 등 두 종류다.
푸마는 자메이카 출신의 스프린터 우사인 볼트의 이름에서 따온 라이프스타일 러닝화 ‘우산’과 ‘셀 미오’를 내놨다. 우산의 경우 볼트의 스프린트에서 느껴지는 강렬함과 열정을 이른바 ‘트랙의 8선’ 그래픽 디자인을 가미해 표현했다고 푸마는 설명했다. 미드솔(중창)을 생략하는 등 스타일에 불필요한 부분을 최소화하고 재질과 착용감 등 기능적 측면에도 충실했다고 한다.
◇‘스켈리도’의 기능성 스포츠 웨어. |
특히 셀 미오에는 ‘인버스 듀오셀’이란 기술이 적용됐다. 신발 밑창에 장착된 육각형의 셀(cell)들이 개별적으로 움직여 체형에 맞게 무게중심을 잡아주고 충격을 흡수한다는 것. 더불어 푸마는 우산과 함께 코디할 수 있는 숄더백 메달리온 가방을 내놨다. 올림픽에 맞게 금, 은, 동 세 가지 색상으로 제작됐다.
# “나도 박태환 반신수영복 입어볼까”
이번 올림픽 수영에서 세계, 아시아 신기록을 갈아치우며 금메달 등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박태환과 펠프스, 해켓 등의 공통점은 수영용품 업체 스피도가 공식 후원했다는 것이다. 이들은 모두 스피도가 3년간의 사전조사와 연구를 거듭해 개발한 ‘레이저 레이서’를 입었다.
◇‘헤드스포츠’의 스포츠 언더웨어. |
영국의 한 연구소에서 세계적인 수영선수 400여명의 몸을 3D 입체 패턴 측정해 제작했다는 레이저 레이서는 미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물의 비중보다 가벼운 신소재를 사용하고 원단 전체 무봉제 기술을 실현해 물의 저항력을 최소화했다. 스피도는 올림픽을 맞아 전문선수를 위해 제작된 ‘패스트스킨’ 등 수영복을 기획판매하고 있다. 특히 레이저 레이서를 디자인한 세계적인 명품 디자이너 꼼무 데 가르송의 작품 한정판도 내놨다.
애초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위해 만들어진 스포츠 언더웨어도 점차 대중화되고 있다. 운동 시 땀을 빨리 흡수하고 말려줘 피부를 쾌적하게 유지시켜 주는 기능성 언더웨어는 축구, 야구, 자전거, 조깅, 마라톤 등 활동량 많은 동호인을 중심으로 판매가 빠르게 확산하는 추세다. 스포츠패션 브랜드 ‘헤드’는 ‘헤드 보디 컨트롤러’를 판매하고 있다. 흡습, 속건 기능이 탁월한 쿨맥스 소재와 섬유 자체에서 열을 발산하는 기능성 소재를 사용했다. 헤드의 박준식 부장은 “웰빙문화와 주 5일 근무가 정착되면서 스포츠 언더웨어를 찾는 고객들이 매년 20% 이상씩 늘고 있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
stso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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