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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력·명예…사무라이 통해본 일본

입력 : 2008-08-15 19:41:38 수정 : 2008-08-15 19:41: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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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가미 에이코 지음/남명수 옮김/지식노마드/2만8000원
사무라이의 나라/케가미 에이코 지음/남명수 옮김/지식노마드/2만8000원

일본을 상징하는 키워드로 보통 ‘국화’와 ‘칼’을 꼽는다. 이중 칼은 일본 무사, 즉 ‘사무라이’와 연결된다. 할복 자살로 계급의 명예를 지킨다는 왕년의 강력한 지배 계급 사무라이를 통해 본 일본, 일본인은 어떤 모습일까.

‘사무라이의 나라’는 일본 역사를 1000년 동안 지배해 온 사무라이 계급의 형성과 변화를 추적함으로써 현대 일본인이 가지고 있는 문화적 심성을 파헤친 책이다. 방대한 사료와 역사·문화·사상·심리학·문학 등 각 분야의 최신 연구 실적을 총동원 하고, 일본인의 심성과 문화 바탕에 깔려 있는 명예 개념을 메스로 하여 일본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저자는 일본 역사에서 폭력과 소유의 길들이기라는 사회 구조를 바탕으로 해서 ‘명예’를 중심으로 한 사무라이 문화의 변모 과정을 분석했다. 일본 명예 문화의 현대적 형태와는 대조적으로 중세의 사무라이는 폭력적이고 자기 주장이 선명한 개인주의적 명예문화를 가졌다고. 중세 사무라이들의 몹시 거칠지만 개인적 긍지와 자립을 강조하는 문화는 그들의 ‘소유(토지를 소유한 영주)’와 ‘폭력(전문적인 무사 계급)’의 지평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 마침내 할복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문화를 낳기에 이르렀다. 할복 자살은 본래 전장에서 패배한 무사가 개인의 명예를 표명하기 위해 행하던 자살 형식이었으나, 도쿠가와(1603∼1867) 시대 때 확립된 일본의 할복 자살은 사무라이 계급에서만 행해지는 사형의 제도적이고 의식적인 형태였다. 자살이라기보다는 참수의 한 형식이라는 주장이다.

툭하면 독도를 침탈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등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현대 일본 정치인의 핏속에도 사무라이 정신은 흐르고 있다.



조정진 기자 jj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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