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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수의 발 건강 이야기] 현대판 전족, 하이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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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04-09 17:39:27 수정 : 2009-04-09 17:3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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굽 높이 8㎝ 이상이면
무릎관절 통증·발 변형
김응수 소장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섹시 심벌이자 패션의 완성이라고도 불리는 하이힐. 하지만 그 기원은 ‘억압의 도구’였다. 하이힐은 15∼16세기 무렵 베네치아에서 나타났다고 한다. 베네치아 공화국의 부자들은 무역을 위해 긴 항해를 떠났는데, 그때 남자들이 집을 떠나 있는 동안 아내를 마음대로 돌아다니지 못하게 하려는 수단으로 만들어진 것이 하이힐이었다는 기록이 있다.

중국 전족(纏足)의 변형이 하이힐이라는 설도 있다. 역시 여성을 가두어두려는 수단으로, 남성 중심주의 사회에서 여성의 자유를 억압하고 예속시키기 위한 도구였던 셈이다.

현대 사회에서는 콧대 높고 당당한 커리어우먼의 이미지와 따로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하이힐이지만, 여전히 여성의 발을 지나치게 옥죄어 발 건강을 저해하는 ‘현대판 전족’이다. 당당한 여성의 자유 실현을 위해 불편하고 아파도 꼭 참고 견뎌야 하는 모순이 하이힐의 이면에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하이힐은 굽의 높이가 8cm 이상이고 몸무게를 극단적으로 발가락 뿌리에 집중시킨다. 게다가 발가락이 지나치게 조여지게 되어 뼈, 건, 근에 많은 부담을 주고, 이로 인해 요통, 무릎 관절 통증, 발 변형 등 몸에 나쁜 영향을 미친다. 뿐만 아니라 발이 불편하면 피로가 빨리 오고 혈액순환도 나빠지면서 발이나 다리 부종도 생긴다.

하이힐의 해악은 실험을 통해서도 밝힌 바 있다. 적외선 체열진단 결과, 하이힐을 신고 하루종일 일한 사람의 하지 체온은 운동화를 신은 군에 비해 현저히 낮았다. 그만큼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는 셈이다. 발 볼과 엄지발가락 부위에 걸리는 압력 역시 압력밥솥에서 밥이 끓을 때의 4배 이상인 200∼300킬로파스칼(kPa) 이상으로 무리하게 나타났다.

발 건강을 해치는 현대판 전족 하이힐의 멋보다 발 건강을 생각하는 진정한 멋쟁이 커리어우먼들이 많아지길 기대해 본다.

Q&A

〈Q〉 하이힐을 신고 난 뒤 발 모양이 이상하게 변해요.

〈A〉 하이힐이 부르는 희생 중 흔한 것이 발 변형이다. 엄지발가락이 밖에서 안으로 구부러지는 무지외반증이 가장 흔하다. 무지외반증은 외관상으로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치료를 미루면 발가락 변형이 점점 심해져 통증을 유발한다. 심하면 걸음걸이에도 문제를 일으켜 무릎, 엉덩이 관절, 허리에까지 통증을 유발한다. 또 발가락 관절이 붓고, 발가락뼈를 둘러싼 골막에 염증이 생기기도 한다. 무지외반증 초기라면 발가락 사이 보조기 착용이나 교정 깔창 등으로, 심한 경우에는 엄지발가락의 뼈와 인대를 일자로 반듯하게 잡아주는 수술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흔한 발 변형은 소건막류이다. 새끼발가락의 뿌리 관절 부분이 바깥쪽으로 돌출되면서 신발과의 마찰로 빨갛게 변하고 증세가 계속 악화하는 질환이다. 무지외반증과 흔히 동반되어 나타난다. 초기에는 특수 깔창 등으로, 심한 경우에는 최소 침습(경피적) 골절교정술 등의 수술적 처치가 필요하다.

김응수 소장 힘찬병원 족부클리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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