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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작가에 노벨상은 당연”

입력 : 2009-05-12 20:33:31 수정 : 2009-05-12 20:3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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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한 노벨상 수상 작가 르 클레지오 회견

“지금 쓰고 있는 단편소설, 서울이 배경”
“작가로서의 일상은 특별히 달라진 게 없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이, 그리고 쉽게 주어진다는 점이 달라졌다고 할까요? 상을 받은 직후 파리에서 기자들과 만난 이후로 이런 자리는 오늘이 처음입니다. 상금으로 빚을 상당히 청산해서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게 된 것도 좋은 점이네요.”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지한파 프랑스 작가 르 클레지오(69·사진)가 한국을 찾아 12일 기자들과 만났다. 2일 한국에 들어와 이화여대 기숙사에 머물고 있는 클레지오는 2002년 대산문화재단 초청으로 처음 방한한 이후 이화여대에서 1년 동안 강의도 했고, 여러 차례 자발적으로 찾아와 서울은 물론 지방 도시까지 혼자서 여행할 정도로 한국과 가까운 작가다.

클레지오는 “한국 사람들은 유머가 많고 웃는 것을 즐기는 환상적인 면이 있다”며 “차츰 한국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지금은 웬만한 한글은 다 읽을 수 있어 택시나 버스를 혼자서 마음대로 타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다”고 자랑했다.

그는 이어 서울의 깨끗한 지하철이 인상적이어서 환상소설의 배경으로 써볼 생각도 하게 됐고, 농촌 풍경도 좋아해 밭가의 민들레나 산의 아름다움이 인상적이었다고 소개했다.

이날 클레지오는 한국 문인들의 노벨문학상 수상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가능성 정도가 아니라 당연하다고 봅니다. 한림원을 방문했을 때 그곳 사람들이 한국에 대해 많이 알고 있었고 번역된 한국 작품도 많이 읽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자리에서 그 이야기들을 다 전하는 건 예의에 어긋나니까 공개할 수는 없지만, 개인적으로는 한국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외국에 거주하는 작가로는 아나톨리 김도 있고, 번역된 작품으로는 황석영의 소설을 아주 잘 읽었습니다.”

클레지오는 오는 22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빌딩 10층 대강당에서 ‘행복’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그가 생각하는 ‘행복’의 요체에 대해 묻자 “대단한 관념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라 하찮은 것들이 모여서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지금 쓰고 있는 단편소설의 주제이기도 한데 그 배경은 서울”이라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모든 전쟁은 한 문화권이 다른 문화권에 대해 알기를 거부할 때 일어난다”며 “소설이나 시를 통해 타문화에 관심을 갖게 되었을 때야말로 전쟁은 종식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13일 오후 2시에는 이화여대 국제교육관에서 ‘여성과 문학’에 대해 강연하는 클레지오는 “여성은 타협적이고 협상을 잘 하면서도 필요한 때는 단호하게 대처할 줄 아는 존재”라며 “여성의 힘이 더 커지면 우리 미래는 밝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28일 가족이 기다리는 파리로 돌아가 다시 글쓰기에 전념할 예정인 클레지오는 왜 글을 쓰는지 묻는다면 “이 아름다운 삶이 너무 짧기 때문”이라고 대답할 것이라며 부드럽게 웃었다.

조용호 선임기자 jho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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