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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모네 레시히 연구소장◇김용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천춘룽 부회장 |
‘평화와 협력’을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게 역사 갈등 해소이다. 역사 갈등 해소를 위한 노력은 민간 차원에서도 펼쳐지고 있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는 ‘역사 NGO(비정부기구) 세계대회’는 단연 눈에 띄는 민간 차원의 행사다. 올해는 19일부터 23일까지 닷새 동안 서울 인사동과 그 주변에서 펼쳐진다.
동북아역사재단과 세계NGO역사포럼이 공동 주최하는 이번 대회의 주제는 ‘동아시아 역사 화해를 위한 역사교육’. 한·중·일 등 전 세계 22개국의 학계와 문화계 인사, 역사연구자, 역사교사 등 NGO 관계자 200여명이 참가한다. 이들 발표자와 토론자는 동아시아 역사 화해와 평화문화 정착을 위한 역사교육의 역할을 논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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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 차원에서 펼쳐지는 역사 갈등 해소 노력은 혁신적인 실천을 가능하게 한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열린 제2회 역사 NGO 세계대회. |
김용덕 동북아역사재단 이사장은 “역사 부문에서도 갈수록 NGO 전문가들의 활동이 적극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이사장은 “역사NGO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역사NGO세계대회’가 벌써 3회째라는 것 자체가 의미 깊다”며 “이는 세계적으로 특별한 일이며, 동아시아의 특수한 상황을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이어 “이번 대회에는 한·중·일 출신의 NGO 인사들이 핵심을 참여하고 있지만, 이들이 해외 각국의 분쟁 해결 사례를 통해 동아시아 역사 갈등의 해법을 모색할 수 있다”며 의미 부여했다.
참가자로는 마크 셀던 미국 코넬대 동아시아연구소 선임연구원, 지모네 레시히 독일 게오르크 에케르트 국제교과서연구소장, 우쓰미 아이코(內海愛子) 일본 와세다대 대학원 객원교수, 천춘룽(陳春龍) 중국 민간대일배상연합회 부회장 등이 눈길을 끈다.
이들 중에서 레시히 독일 국제교과서연구소장은 발표문 ‘유럽의 평화와 상호 이해를 위한 역사교육’에서 “한·중·일은 유럽과 중동에서 배워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의식 있는 이들이 적극 나서서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한·일, 한·중 역사교육에 개입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는 “독일과 폴란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러시아와 핀란드에서는 이웃 나라의 시민사회가 연합해 공동위원회를 만들었다”며 “이처럼 한·일, 한·중, 중·일 간에도 역사NGO들이 초국가적인 공동의 역사NGO를 조직해야 한다”고 밝혔다.
역사NGO가 국가와 정치를 대체할 수는 없지만 새롭고 혁신적인 실천을 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중동평화연구소와 게오르크 에케르트 국제교과서연구소가 공동으로 개발해 발간한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역사교과서가 대표적인 사례다. 이 교과서는 똑같은 역사적 사건을 달리 바라보는 이웃 두 나라의 시각을 담고, 그 해석 옆에 교과서를 펼쳐든 교사와 학생이 해석과 주장을 채워놓을 공간을 마련했다.
이번 대회에는 5개의 심포지엄, 11개의 워크숍과 국제세미나가 열린다. 또 ‘찾아가는 역사교육’, ‘라운지 토크’, ‘한국문화의 밤’, ‘워킹투어’ 등 다양한 부대행사도 마련됐다.
박종현 기자 bal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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