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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첫날 판매량은 단 49개 뿐이었다'

입력 : 2009-12-03 18:15:15 수정 : 2009-12-03 18: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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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쇼핑 전문서적 '한국의 TV 홈쇼핑' 출간   1977년 미국 플로리다 주의 한 라디오 방송국. 창고에는 광고주가 광고료 대신 보낸 깡통따개가 수북하게 쌓여 있었다. 처리 방법을 두고 골몰하던 버드 팩슨 사장은 방송 디스크자키(DJ)에게 깡통따개를 9.95달러에 팔아 달라고 부탁한다. DJ가 토크쇼 도중 ‘여기 멋진 깡통따개가 있으니 구입하려면 연락 주십시오’라고 소개하자, 112개의 깡통따개 금세 동이 났다. 팩슨 사장은 방송을 통한 상품 판매의 가능성에 대해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홈쇼핑은 이렇게 시작됐다.

 홈쇼핑이 우리 안방에 들어온지도 벌써 15년이 됐다. 5개의 홈쇼핑 회사가 올리는 연 매출은 무려 5조원대에 달한다. 대한민국 1호 쇼 호스트 박성진씨가 쓴 ‘한국의 TV 홈쇼핑’(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은 이런 홈쇼핑 세계의 전반을 내밀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지금은 1시간 방송 매출이 2∼3억원을 쉽게 오르내리고 하루에 3만여 건의 주문이 오지만 “홈쇼핑 개국 방송 첫날 판매된 ‘뻐꾸기 시계’는 49개에 불과했고, 그나마 생방송 중에 판매된 건 단 4개, 나머지는 회사 직원과 가족이 구매했던” 한국 홈쇼핑의 초창기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 저자의 15년 경험이 책 곳곳에 녹아 있다.
    
'한국의 TV 홈쇼핑'(박성진 지음, 커뮤니케이션북스 펴냄)
 이 책은 TV 홈쇼핑의 탄생부터 변화, 그리고 미래까지 모든 것을 담고 있다. TV 홈쇼핑 말고도 카탈로그 쇼핑이나 인터넷 홈쇼핑 산업의 발달, 세계 홈쇼핑의 현황도 함께 보여준다. 저자는 이를 위해 학회발표 논문과 다양한 세미나 자료 등 데이터를 충실하게 담아 이야기를 뒷받침했다. 우리나라 TV 홈쇼핑의 제작과정과 현장 스태프의 역할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생생하게 소개하고 있다. 한마디로 홈쇼핑에 대한 종합 전문서적인 셈이다.

 여기에는 홈쇼핑 전문지식에 목말라하는 많은 사람들의 갈증을 풀어주고 싶다는 저자의 의지가 반영돼 있다. 억대연봉을 받는 쇼 호스트가 나타나는 가운데 쇼 호스트 모집 경쟁률이 수백∼수천 대 1을 웃돌고, 쇼 호스트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와 전문대 학과까지 개설될 정도지만 홈쇼핑 방송에 대해 전문적으로 고찰한 서적은 부족한 실정이기 때문이다. 기존 홈쇼핑 서적은 세일즈 기법이나 쇼 호스트의 개인 신상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었다.

 중앙대 광고홍보학 박사과정에 진학해 홈쇼핑 산업과 소비자 행동 등에 대한 연구를 수행하고 있고, 현재 경기대에서 광고와 마케팅 과목을 가르치는 저자는 ‘방송이라고 하기엔 유통 같고, 유통이라고 하기엔 방송 같은’ 홈쇼핑 세계를 전반적으로 들여다보는 데 주력한다. 따라서 업계 종사자는 물론 홈쇼핑과 거래하는 관련업체 관계자들이 홈쇼핑 사업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저자는 특히 “향후 온라인 비즈니스를 꿈꾸는 사람들도 홈쇼핑의 시스템이 어떻게 운영되는지를 이해하고 기반 지식으로 삼을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한다.

 이밖에 쇼 호스트의 언어 구사와 설득 커뮤니케이션, 세일즈 화법의 중요성 등도 소개하고 있다.

유태영 기자 anarchyn@segye.com
세계일보 온라인뉴스부 bodo@segye.com, 팀블로그 http://ne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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