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기 전과 깬 후 온찜질으로 무릎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퇴행성 무릎 관절염 환자들이 수술을 결심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통증 때문이며, 하루 중 통증을 많이 느끼는 시간대는 새벽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따라 무릎 관절염 환자들이 고질적인 통증을 덜기 위해서는 평소 무릎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관절전문의는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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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중년여성이 무릎을 온찜질하고 있다.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이 통증을 덜기 위해서는 무릎을 따뜻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이와 함께 지난 1월부터 3개월 동안 인공관절 수술 환자 1203명을 대상으로 환자가 무릎 통증을 느끼는 시간대를 조사한 결과, 통증을 가장 심하게 느끼는 시간대는 새벽(40.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밤 시간(31.1%), 저녁 시간(16.3%), 오전 시간(7.1%), 점심 시간(2.2%) 등의 순이다.
이수찬 힘찬병원 대표원장은 “무릎 관절염 환자들의 통증은 무릎의 낮은 온도와 관련이 있는데, 실제 무릎 관절염 환자와 정상인의 무릎 온도를 비교 조사한 실험결과를 통해서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 이 병원에서 무릎 관절염 환자와 정상인 각각 30명을 적외선체열측정기를 이용해 오전 6시, 오전 10시, 오후 3시, 밤 10시로 각 시간대별로 온도를 측정하고 평균값을 비교한 결과, 오전 6시에 무릎 온도가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실제로 무릎 관절염 환자(1203명)의 40.4%(486명)가 새벽 4∼7시 사이에 통증이 가장 심하다고 응답한 결과와 일치한다.
정상인은 낮과 밤, 새벽의 평균 온도 차가 0.92도밖에 나지 않는 반면, 관절염 환자는 약 3도 가까이 차이가 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러한 결과는 정상인은 무릎 온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반면, 무릎 관절염 환자는 불안정하게 무릎의 온도 차이가 나면서 외부환경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분석된다.
무릎 관절염 환자들이 새벽에 무릎의 온도가 떨어져 통증을 많이 느끼는 것은 낮에는 활동하는 만큼 신체대사량이 많아져 무릎의 온도가 올라가지만 밤에는 이와 반대로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또 무릎의 온도가 떨어지면 신체를 보호하기 위해 혈관이 수축돼 근육이나 인대로 가는 영양분과 통증완화 물질이 적게 전달돼, 근육이나 인대의 유연성이 떨어져 뻣뻣해지기 때문에 통증이 심해진다.
통증의 양상도 관절염의 진행 정도에 따라 다르다. 초기의 경우 순간적으로 통증을 느끼는 정도지만, 중기의 경우에는 무릎에서 소리가 나거나 붓고 통증으로 인해 편히 누워 있는 것조차 힘들다. 말기가 되면 잠에서 깰 정도의 통증이 찾아오고 이러한 통증으로 계단은 물론 평지를 걷는 것도 힘들게 된다. 이에 따라 관절염 환자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무릎의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잠자리에 들기 전이나 일어난 직후 온찜질을 시행하고, 약효가 새벽에 나타날 수 있도록 취침 전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이 외에도 평상시 무릎 보호대나 무릎 담요 등을 이용해서 무릎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도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같이 통증완화 요법도 말기 퇴행성 관절염 환자들에게는 일시적인 효과에 그칠 수 있다. 관절과 연골이 완전히 망가져 더 이상 쓸 수 없게 되었을 때, 통증을 완화하고 관절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인공관절 수술이 마지막 수단이라는 것이 전문의의 설명이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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