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사라마구 재단은 “사라마구가 지병으로 인한 다발성 장기 부전으로 세상을 떠났다”면서 “가족이 지켜보는 가운데 차분하면서도 평온하게 작별인사를 했다”고 밝혔다.
사라마구는 거침없는 직설과 공산주의에 대한 굽힘 없는 지지를 밝혀 많은 사람과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1992년 자신의 작품 ‘예수복음’을 둘러싸고 포르투갈 보수 정부와 갈등을 빚고 카나리아 제도로 이주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 1억7000만 명이 사용하는 포르투갈어 작가 중에서는 처음으로 1998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하자 모국에서 찬사를 받았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는 이날 “우리의 위대한 문화계 인물인 사라마구가 사망함으로써 우리의 문화는 더 빈곤해졌다”고 밝혔다.
1922년 가난한 가정에서 태어난 사라마구는 대학을 마치지 못했다. 금속노동자로 스스로 생계를 꾸리면서 틈틈이 공부했다.
1947년 사라마구는 최초로 소설 ‘죄의 땅’을 출간했으나 판매 실적은 저조했다. 하지만 이 소설로 이름을 알려 용접 작업장에서 문학잡지로 직장을 옮겼다.
1969년에는 공산주의 불법 정당에 가입해 활동하다가 1975년 국외로 강제 추방됐다. 이후 생계를 위해 번역가, 언론인 등으로 활동했다. 1979년 전업작가로 희곡과 소설, 시 등 다양한 장르에 걸쳐 저술활동을 했다. 1982년 포르투갈을 배경으로 한 환상적 역사소설 ‘발타자르와 블리문다’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주요 작품으로는 ‘이 책으로 무엇을 할까요’, ‘돌 뗏목’, ‘눈 먼 자들의 도시’, ‘도플갱어’, ‘눈 뜬 자들의 도시’ 등이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신작 ‘카인’의 출간 기념식에서 성서를 “사악한 도덕의 핸드북”이라고 비난해 가톨릭계의 반발을 샀다.
안석호 기자 sok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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