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의 치료효과는 분명하지만 이를 과학화·객관화할 수 없어 환자들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했습니다. 이번 논문발표를 한방 과학화의 출발점으로 삼고 싶습니다.” 관절염 전문병원인 튼튼마디한의원 정현석 대표원장(45·사진)은 최근 이 병원이 경희대 한의과대학 김형민 교수 연구팀에 의뢰, 수술하지 않고 한약으로 퇴행성 관절염을 치료하는 방법이 SCI(국제과학인용색인)급 국제학술지 ‘파이토테라피 리서치’에 실리게 된 데 대해 이같이 소감을 밝혔다.

연구진에 따르면 염증이 있는 토끼의 연골에 백절탕의 양을 달리해 투여하는 방법으로 실험한 결과 콜라겐 등 연골을 이루는 성분이 최대 3배가량 늘고 단백질 분해효소는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또 임상시험에서도 효과가 있어, 지난해 9∼10월 퇴행성 관절염 환자 1547명에게 백절탕을 복용케 한 결과 3개월 이상 복용했을 때 통증이 줄어든 경우가 90%에 달했다는 것이다.
정 원장은 “많은 사람들이 관절염이 생기면 앞다퉈 양의(洋醫)를 찾아가 수술을 하는 상황이어서 한방으로 관절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주장이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 게 현실”이라며 “그래서 더욱 과학적으로 입증할 필요성을 실감했고 경희대 한의과대학과 공동으로 백절탕의 과학적 효과를 밝히게 됐다”고 그간의 과정을 설명했다. 특히 수술이 부담스러운 60∼70대 퇴행성 관절염 환자의 경우 꾸준히 복용한다면 수술 없이도 완치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퇴행성 관절염에 있어서의 한방치료 역할과 관련해서는 “한방에서는 퇴행성 관절염을 퇴행, 즉 노화(Aging)가 아닌 약화(Weakness)로 본다”며 “약해진 부분을 한약이나 침 치료를 통해 ‘보(補)’하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한방은 병 자체에 포커스를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병과 병이 든 몸을 함께 살펴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맞춤 치료를 함으로써 관절뿐 아니라 몸 전체가 건강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관절염 한방치료 전문가인 그이지만 한방을 이용한 관절염 치료에는 분명히 한계도 있다고 말한다. “관절염 환자가 자신의 관절을 보다 오래, 건강하게 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한방 치료의 목표입니다. 이미 연골 파괴가 심하게 진행돼 뼈의 변형이 있는 환자는 양방에서의 인공관절치환술 등 수술적 치료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다만 수술하기에는 연령이 이르거나 수술 자체에 거부감을 가진 환자, 연골 파괴는 심하지 않은데 통증을 느끼는 환자들에게는 한방의 비수술적 접근이 적합합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