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오는 날(엠마누엘레 베르토시 지음, 김은정 옮김, 북극곰, 1만2000원)=눈이 펑펑 쏟아지는 날, 마구간의 동물들이 길을 잃고 헤매는 만삭의 아내와 남편을 살린다는 따뜻한 이야기다. 이탈리아 북부 산골마을에서 자란 저자는 모든 작품을 고향 방언으로 쓰기로 유명하다. 이번 작품은 강원도 출신의 소설가 이순원이 원작의 맛을 되살리기 위해 강원도 사투리로 옮겨 썼다. 책은 표준말과 강원도 사투리 두 가지가 함께 쓰여 있다. 표준말로 이해한 뒤 강원도 사투리로 다시 읽으면 투박하고 푸근한 음감이 책의 유머와 정감을 배가시킨다. 이순원 작가는 ‘눈 오는 날’의 강원도 사투리 오디오 북도 직접 목소리 연기를 하며 녹음했다.
■방사능이 도대체 뭘까?(알랭 부케 글, 세바스티앵 슈브렐 그림, 이효숙 옮김, 다산기획, 9000원)=물리학자인 알랭 부케(프랑스국립과학연구센터 연구팀장)가 어린이들을 주인공으로 삼아 방사능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주는 책이다. 방사능을 막연히 위험해하거나 긍정하지 않고 방사능이 정확히 무엇이고 어디서 왜 나오는지, 나아가 핵발전소의 원리와 기능까지 쉽게 설명하고 있다. 인류와 자연에 돌이킬 수 없는 재앙으로 무조건 피해야 하는 존재가 될 때도 있지만 가전제품과 의료기기, 농업과 에너지 등에 이용되기도 하는 방사능의 두 얼굴을 살펴본다. 다산기획의 ‘과학, 재미있잖아’시리즈로 ‘화산은 어떻게 폭발할까?’가 함께 출간됐다.
■딱 걸렸다 임진수(송언 글, 윤정주 그림, 문학동네, 8800원)=이 창작동화는 일간지 신춘문예 등단 후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며 동화쓰기에 몰두하고 있는 저자가 순수한 동심에 바치는 헌사에 다름아니다. 스승의 잘못을 가슴으로 보듬어 준 말썽쟁이 주인공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공부 좀 못한다고 걸핏하면 말썽을 피운다고 야단치고 엎드려뻗쳐 벌 세우고 알밤 콩콩 먹이고 허구한 날 구박하고, 심지어 두툼한 손바닥으로 목덜미를 철벅 휘감았던 남루한 교사를 넓은 마음으로 품어준 동심의 위대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게 작가의 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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