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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암 물질에 끊임없이 노출된 인류

입력 : 2012-06-08 18:01:04 수정 : 2012-06-08 18:0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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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드라 스타인그래버 지음/이지윤 옮김/아카이브/2만원
먹고 마시고 숨 쉬는 것들의 반란/샌드라 스타인그래버 지음/이지윤 옮김/아카이브/2만원


강과 호수, 하구 바닥에서 추출한 찌꺼기를 어항에 넣으면 물고기들은 대부분 암에 걸린다. 세계 바다 어류에 감염된 간암은 화학물질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그렇다면 그 어류를 먹는 인간은 안전할까. ‘먹고 마시고 숨 쉬는 것들의 반란’의 저자는 스무 살 때 암에 걸렸다. 그 사실을 주변 사람들에게 이야기하고 다른 가족도 암에 걸렸다고 말하면 다들 수긍한다. 하지만 그녀는 입양아였다. 가족이란 염색체를 공유하는 집단이기도 하지만 환경을 공유하는 집단이기도 하다. 암에 관해 추적할 때 혈통에만 집중하면 암이란 퍼즐을 풀 수 없다.

저자는 책에서 ‘암과 환경의 복잡한 관계’에 대한 깊은 시선을 보여준다. 2009년 미국에서만 148만여명이 암 진단을 받았다. 하루 4000명꼴이다. 1973∼2000년에 소아암은 22% 증가했고 사망률은 45% 감소했다. 의술의 발달로 적잖은 아이들이 목숨은 구했으나, 해마다 암 진단을 받는 아이들의 수는 더 늘고 있다는 이야기다. 아이들이 암에 걸린 원인이 생활습관 탓이라고 하기엔 무리다. 어린아이들은 담배도 술도 하지 않으며 스트레스를 주는 직장에 다니지도 않는다.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보다 더 많이 숨 쉬고 먹고 마신다. 공기·음식·음료수의 화학물질을 어른보다 더 많이 흡수한다. 아이들은 몸무게 대비 2.5배 더 많은 물을 마신다. 3∼4배 더 많은 음식을 먹고, 2배 더 많은 공기를 들이쉰다. 미국은 어린이의 납 중독 주된 원인이 휘발유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휘발유에서 납을 폐지하는 법안이 1970년에 통과되자, 아이들의 혈액 내 평균적 납 수치는 떨어졌다. 군 사격장의 대포와 박격포장 근처에 사는 주민들의 폐암과 유방암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대포를 쏘는 데 사용하는 ‘디니트로톨루엔’이라는 추진제가 공기를 통해 노출된 것이다. 이는 유방암의 원인으로 입증된 바 있다.

2008년 스톡홀름협약으로 유럽연합(EU)은 유기염소계 농약인 ‘엔도설판’ 사용을 금지했다. 하지만 미국은 담배·토마토·과일·채소에 매년 635t의 엔도설판을 사용한다. 엔도설판은 유방암세포의 성장 속도를 높인다. 모든 사람이 발암물질과 확인되지 않은 유해물질에 끊임없이 노출되고 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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