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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의 증시 ‘코넥스’ 출범 앞두고 시끌

입력 : 2013-03-14 23:55:21 수정 : 2013-03-14 23:5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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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 상장 돕는 지정자문인
선정 문턱 높아 불만 목소리
“한국거래소 권한 강화 의도”
‘프리보드’ 전철 밟을까 우려
중소기업 주식의 원활한 유통을 기치로 내걸고 올 상반기 중 출범할 제3 주식시장 ‘코넥스’에 대한 잡음이 벌써부터 심하다. 상장업무는 물론 기업감시까지 담당하게 될 ‘지정자문인’ 선정 관문이 지나치게 좁다는 증권사들의 볼멘소리가 터져나오고 있다. 한국거래소가 지정자문인 선정을 앞세워 증권사 간 지나친 경쟁을 유도, 자기 권한만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다.

14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기업이 주식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2011년의 3분의 1수준인 6123억원에 불과하다. 회사채 발행의 위축 정도는 더 심각해 지난해 중소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2011년(6950억원)의 9분의 1에 불과한 779억원이었다.

중소기업 전용 주식시장 코넥스가 관심을 받고 있는 것은 이처럼 중소기업의 자금사정이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당초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별도법인으로 코넥스 설립을 추진했다. 하지만 안정적인 출범을 이유로 거래소 규정만을 개정, 한국거래소 내 하부시장으로 코넥스를 설립키로 했다.

문제는 코넥스가 하부시장으로 편입되면서 운영 주체가 된 한국거래소가 지정자문인 선정 관문을 지나치게 좁혀 놨다는 것이다. 지정자문인이란 향후 코넥스 상장 대상 기업의 상장업무를 돕고, 상장 후 상장유지 업무를 지원할 인수업무 인가를 받은 증권사를 말한다. 현재 한국거래소는 일정기준을 충족한 증권사 중 대형사 5개, 소형사 5개 등 총 10개사를 지정자문인으로 선정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한국거래소가 제시한 지정자문인 기준을 충족하는 증권사는 대형사 10개, 소형사 17개에 이른다. 대형사 5개, 소형사 12개는 탈락할 수밖에 없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중소기업 주식시장의 활성화를 위한다면 자격이 되는 증권사는 모두 참여할 수 있게 해 자유롭게 경쟁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시장 활성화에 가장 중요한 주체인 증권사들을 아예 시장에 참여해 보지도 못하게 걸러내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한국거래소는 느슨한 공시제도로 인해 발생할 시장혼탁, 기업부실에 대한 지정자문인의 책임 유무, 감리제도 정비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구체적인 기준조차 내놓지 못하고 있다. 정작 시급히 해야 할 일은 뒤로 미뤄 둔 채 시장자문인 선정과정을 통해 자기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증권가에서는 코넥스가 조기정착에 실패할 경우 자칫 프리보드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프리보드는 2005년 벤처 활성화를 위해 만들어진 제3 시장으로 하루 1억원에 불과한 거래액을 기록하는 등 사실상 실패한 시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증권 전문가는 “프리보드의 실패는 시장 참여자들의 눈높이에 제도를 맞추지 못해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붕괴됐기 때문”이라며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장 운영자의 필요에 맞춰 제도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 참여자의 필요를 맞춰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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