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파크’ PC방 |
국내 온라인 게임 시장에 ‘주객전도’의 전형을 보여주는 한가지 사례가 있으니, ‘사이버파크’라는 PC방 프랜차이즈 업체 밸류스페이스가 그 주체입니다.
밸류스페이스는 렛츠게임이라는 게임포털 전문 자회사를 통해 지난 2006년 12월부터 ‘던전앤드래곤 온라인’(DDO)이란 게임을 퍼블리싱 하게 됩니다. 세계적인 게임개발사인 미국 터바인사가 제작한 ‘DDO’는 미국에서 동접 6만명을 기록하면서 중국과 일본 등지에서도 큰 인기를 얻은 대작입니다.
그러나, 밸류스페이스는 ‘DDO’의 명성만 믿고 국내에 들여왔을 뿐, 퍼블리싱의 기본도 ‘학습’하지 않은 초보인데다 서버 불안정을 비롯해 동접수 부풀리기와 불법 선거 의혹 등 황당한 마케팅을 연이어 펼쳤는데요. 결국 서비스 10개월만에 사업 자체를 철수하는 수모를 겪게 됐죠. 상용화 및 유료화는 시도조차 못했습니다.
실패의 원인을 두고 밸류스페이스는 오히려 터바인사쪽으로 시선을 돌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밸류스페이스가 책임을 전가할 수 있을까요?
업계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듭니다. 터바인이 한국 내 ‘DDO’의 실패를 미리 간파하고 차기작 ‘반지의 제왕 온라인’의 판권을 밸류스페이스에 전해주지 않기로 내부 결정이 된 상태에, 밸류스페이스가 이에 대한 대응으로 서비스를 중단했다고 입을 모읍니다. 물론 게임의 인기는 이미 사그라들어 동접 숫자의 집계조차 무의미한 상황이 되기도 했죠.
이러한 과거는 제쳐두더라도 ‘DDO’ 사업 철수 이후 밸류스페이스는 부도덕한 경영으로 다시 한번 악명을 떨치고 있는데요.
자회사인 렛츠게임 내 인력을 고용 승계 없이 구조조정한데 이어, 법인 존속 당시 발생한 파트너사들과의 비용 문제도 일방적으로 외면하고 있다고 합니다.
한 온라인 게임 광고 대행업체의 경우 체납금이 현재 2억3000만원에 달하는 상황입니다. 이 업체는 심지어 밸류스페이스측으로부터 ‘괴씸죄’ 명목으로 대행료 지급 불가 통보를 받기도 했습니다. 게임 서비스를 함께 준비해온 서버 운용 업체들도 비용 체납 대열에 합류된 상태죠.
이에 대한 밸류스페이스측의 변명은 혀를 내두를 수준인데요. “최근 신규 사업에 투자한 금액이 너무 많아 체납 금액을 지불할 수 없다. 사업이 잘되면 그때 갚겠다”는 식입니다.
밸류스페이스의 만행은 글로벌로 무대를 옮깁니다. 지난해 8월부터는 ‘DDO’ 개발사인 터바인측에도 로열티가 미지급되는 지경에 이릅니다. 자칫 전체 한국 게임업계에 불신을 초래할까 우려되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돈이 없어 자회사의 빚을 책임질 수 없다’는 변명만 늘어놓고 있음에도 밸류스페이스는 근래 들어 이상하리 만큼 사업 다각화가 한창입니다. ‘서든어택’ 여성 프로 게임단인 ‘크레이지포유’와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은 것 외에 해외에서 신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후문입니다.
밸류스페이스의 최고 수장은 KAIST 석사를 마친 엔지니어 출신인 최연욱 씨입니다. 그는 프로게임단 매니지먼트 계약 당시 “국내 e스포츠의 지속적인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는데요.
밸류스페이스와 최 사장 탓에 피해를 본 많은 파트너사들은 이 소식을 접하고 한 목소리로 이렇게 답하더군요. “부디 민폐나 끼치지 마십시오”라고 말입니다.
스포츠월드 김수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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