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구로가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지난 2000년 ‘구로공단’의 명칭이 ‘서울디지털산업단지’로 바뀐뒤 IT업체들이 몰려들면서 제2의 부흥을 맞고 있는 것.
전자지불(PG) 업체 ‘이니시스’도 최근 구로디지털단지로 사옥을 이전했다. IT 기업들이 한 곳에 모여 있어 지리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단지의 장점을 이용해 PG 업계 1위의 자리를 더욱 확고히 다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이 회사는 업무 시너지뿐 아니라 직원들의 만족도까지 높이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일하기 좋은 근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여성 휴게실과 북까페를 신설하는 등 복지를 배려한 인테리어 공간들이 직원들의 인기를 모으고 있다”며 “특히 20여 개 회의실 및 휴게실의 이름도 직원들이 직접 공모해 직원들의 만족도를 더욱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6년 전 서울 강남에서 구로디지털단지로 이주한 보안업체 ‘잉카인터넷’은 이곳으로 사옥을 옮긴 뒤 매출이 연 20~30%씩 급성장, 지난해엔 120억 원을 달성했다. 또한 같은 단지 내 입주한 ‘미래테크놀로지’와 사업 협력을 맺고 일회용비밀번호생성기 시장에 공동 진출하는 등 사업 시너지 효과도 톡톡히 얻은 것.
한국산업단지공단에 따르면 올 4월 말 기준으로 서울디지털산업단지(구로+가산)에 입주한 기업은 모두 7486개에 이르고 있다.
이처럼 서울디지털산업단지에 기업들이 몰리는 이유는 IT업체들간의 제휴로 인한 시너지를 낼 수 있기 때문. 실제 이 곳에 입주한 기업 중 IT 업체의 비율은 77.2%에 달하고 있다.
지리적 장점과 각종 세제혜택도 이 곳의 장점으로 꼽힌다. 서울디지털산업단지는 지하철 1,2,7호선이 교차하고 서부간선도로와 남부순환도로, 시흥대로와 연결되는 등 교통이 상당히 편리하다. 또 ‘아파트형 공장’(동일 건축물 안에 다수의 공장이 동시에 입주할 수 있는 다층형 집합 건축물)에 처음 입주하면 취득세와 등록세가 면제되고 재산세 및 종합토지세가 5년간 50%(최초 취득 때) 감면되며, 임대료도 강남 지역에 비해 월등히 저렴하다.
서울디지털단지 입주기업 한 관계자는 “구로디지털단지 주변의 경쟁력 있는 IT업체들과 정보 교환 및 제휴 등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며 “강남지역에 비해 임대료가 저렴하고 대신 넓어진 사무공간과 늘어난 복지혜택 등의 성과가 눈에 보이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도 훨씬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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