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상승 따른 해외소비 감소·매장확대 영향" 분석
◇17일 주요 명품브랜드가 세일에 들어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을 찾은 고객들이 한 매장에서 의류와 가방 등을 고르고 있다. 현대백화점 제공 |
17일 지식경제부와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3대 마트의 작년 동월 대비 매출액은 9월 9.2%에 10월 0.7% 줄어 소비 위축을 그대로 반영했다.
대형 마트의 매출액은 지난 7월 2.1%, 8월 1.1% 증가했지만 이는 작년 같은 달 2.3%, 1.7% 감소한데 따른 기저효과가 컸다. 작년 10월에는 12.0% 떨어졌는데 올해 10월에도 줄어 내수 부진이 뚜렷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마트의 상품군별 매출액은 식품(4.0%)과 가정생활(1.3%)만 증가하고 나머지는 모두 감소했다. 가전·문화부문은 13.9% 급감해 이사철과 결혼철 특수가 실종됐다.
롯데, 현대, 신세계 등 3대 백화점의 10월 매출액은 작년 동월과 같은 수준으로 집계돼 9월의 0.3% 감소에 이어 2개월 연속 매출이 정체되는 모습을 보였다. 백화점 상품군별로는 여성정장(-12.0%)과 남성의류(-10.4%)가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고 가정용품도 8.4% 줄었다.
다만 명품 매출은 32.1% 급증해 최근 6개월 중 5개월 동안 30%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롯데백화점의 지난 10월 명품 매출이 작년 동기 대비 47%가 늘어난 것을 비롯해 현대백화점은 25%, 신세계백화점은 26%가 각각 증가했다.
지난 16일 오후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관 1층의 A명품브랜드 계산대에선 30대 중반으로 보이는 한 여성이 신용카드로 물건 값을 계산했다. 결제금액은 234만원. 이 여성이 구입한 품목은 164만원짜리 핸드백과 70만원짜리 손지갑이었다. 이 매장에선 20여분 사이에 4명의 고객이 대략 1000만원대로 추정되는 명품을 구입했다.
백화점 관계자는 “지난 9월과 10월 백화점 3사의 매출이 연속 정체되는 모습을 보인 반면 명품 매출은 25∼35% 이상 성장했다”면서 “명품의 성장세가 없었다면 각 백화점의 매출은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계절이 지난 상품을 판매하는 명품 아울렛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여주 프리미엄 아울렛’을 운영하는 신세계첼시에 따르면 지난 7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방문차량별 구매단가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증가했고, 구매액이 상대적으로 높은 VIP 가입자 수도 25% 늘었다. 지난 10월 매출도 전달보다 20%가량 신장했다고 신세계첼시 측은 설명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명품만 나홀로 호황을 누리는 것은 환율상승 영향 등으로 해외 구매보다는 국내 구매가 늘어났기 때문”이라며 “경기 침체로 소비양극화가 뚜렷해지고 환율이 계속 상승하고 있어 당분간 명품 소비는 더욱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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