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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차례 처방도 무위… 재건축·미분양 ‘백약이 무효’

입력 : 2011-07-04 01:47:40 수정 : 2011-07-04 01:4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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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발 안 듣는 주택 시장 정부 주택정책에 변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재건축 시장과 다주택자 정책이 그렇다. 이 둘은 집값 급등의 진앙 또는 투기꾼으로 간주돼 늘 규제와 세금폭탄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재건축 관련 규제가 줄줄이 해제되고 다주택자에게 유리한 세금 정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이런 정책이 효과를 발휘한다면 집값 상승은 시간문제다. 내년 대통령 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정부가 부동산 경기 활성화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그런데 부동산 시장의 반응은 딴판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려 21차례에 걸쳐 주택·건설경기 활성화 대책이 나왔지만 침체의 골은 갈수록 깊어지고 있다. 특히 재건축 아파트는 부동산 경기 하락을 주도하며 시장의 애물단지로 전락했다. 부동산 불패 신화는 과연 막을 내린 것일까.


◆‘억’ 소리 나게 떨어졌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의 실거래가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의 대표격인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95.180㎡짜리는 올 1월 최고 9억7000만원에 거래됐으나 4월 9억500만원으로 6500만원이 빠지더니 지난달엔 결국 9억원 밑인 8억75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금융위기의 영향권이던 2009년 초 수준 가격이다.

역시 강남권 재건축 단지인 잠실 주공5단지 전용면적 110.81㎡도 올 1월엔 13억6500만원에 거래된 매물이 있었으나, 지난달엔 12억2000만원으로 1억원 이상이 빠졌다. 이 아파트 같은 면적대가 작년 1월 최고 14억9200만원에 거래된 적이 있음을 감안하면 집값이 1년 반 만에 3억원 가까이 빠진 것이다. 개포 주공1단지 전용면적 58.08㎡ 실거래가 역시 작년 1월 최고 13억5000만원에서 올 1월 11억4000만원으로 하락하더니 지난달엔 10억5000만원까지 주저앉았다.

하락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부동산114의 주간 아파트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강남구(-0.10%), 송파구(-0.24%) 등 강남권의 주도로 전주 대비 0.09% 내렸다. 4월 둘째주 이후 13주 연속 하락세다. 또 연초 대비로는 1.89% 내렸고, 작년 말과 비교해서는 무려 4.53% 떨어졌다.

◆정책 실행 여부가 변수

투자 메리트가 예전보다 못한 게 재건축 가격 하락의 근본 원인이다. 은마아파트처럼 대지 지분이 낮은 중층 아파트의 경우 재건축을 진행하려면 억대의 자기 부담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향후 부동산 상황으로 봤을 땐 재건축 집값이 기대에 못 미칠 것이란 우려가 높아진 것이다. 분양가상한제가 폐지된다면 조합원 부담금이 다소 낮아질 수 있어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고 집값도 탄력을 받을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선 희망사항일 뿐이다.

정책 불확실성도 재건축 시장 침체를 부축이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최근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완화를 발표했지만 분양가상한제 폐지 문제처럼 내용을 확정하고도 실행하지 못한다면 부동산 시장은 혼란만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미분양 주택 문제도 정책 약발이 서지 않는 분야다. 국토부 발표에 따르면 5월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은 7만1360가구로 전월(7만2232가구) 대비 872가구 줄었지만 수도권은 경기와 인천에서 신규 미분양이 발생하면서 전월 대비 2025가구 늘어난 2만733가구로, 5개월 만에 다시 증가했다. 지난 5·1대책을 통해 미분양주택에 투자하는 리츠·펀드 등에 대한 세제 혜택을 강화했지만 오히려 미분양이 늘어나는 겸연쩍은 현상이 발생한 것이다.

김준모 기자 jm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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