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E 요금제 논란 다시 증폭

소비자 “통신비 늘어나 무제한제를”
통신업체 “망부담 가중…적용 불가”

SK텔레콤이 22일 계획했던 4세대(4G) 롱텀에볼루션(LTE) 휴대전화 요금제 발표를 돌연 연기하면서 ‘데이터 무제한 요금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폭되고 있다.

SK텔레콤은 21일 오전 LTE 요금제 발표를 위한 기자간담회를 연다고 공지했다가 이날 오후 10시쯤 연기한다고 재공지했다. 요금인가 사업자인 SK텔레콤은 주무 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와 요금제 관련 협의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연기 이유를 밝혔다.

일각에서는 방통위가 SK텔레콤의 LTE 서비스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 적용 배제 방침에 제동을 걸었기 때문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통신사들은 망 부담, 수익성 저하 등을 이유로 무제한 요금제 도입을 꺼리고 있다.

하지만 LTE 서비스에서 무제한 요금제를 제외할 경우 실질적으로 가계 통신비가 늘어날 수 있어 정부 입장에서는 고심이 클 수밖에 없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요금이 오른다는 게 부담스럽고 국감도 있으니 방통위가 요금제 인가를 연기한 게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이에 대해 “무제한 요금제가 이슈는 아니다”며 “검토할 시간이 더 필요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도 “전반적인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원론적인 반응을 보였다.

사용자들은 LTE 무제한 요금제를 바라고 있다. 4G LTE의 대표적 서비스인 고화질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영상통화 등을 사용하면 데이터 전송량이 증가하게 되는데 무제한 요금제를 적용하지 않으면 통신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사업자들은 반대 논리를 펴고 있다. 데이터 전송속도가 빠른 만큼 사용량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전송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되고, 망 유지 비용도 커지게 된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무제한 요금제와 관련해 그동안 “적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왔다. 그러나 방통위의 인가가 지연됨에 따라 SK텔레콤이 일정 용량 이상을 사용하면 데이터 전송속도를 떨어트리는 제한적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시장 주도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이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할 경우 KT와 LG유플러스도 ‘울며 겨자 먹기’로 무제한 요금제를 도입해야 하는 처지이지만 현재는 도입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T의 한 관계자는 “LTE 요금제에 대해서는 정해진 게 없지만 무제한 요금제는 통신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무제한 요금제와 관련해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엄형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