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들어 내수와 수출이 부진한 탓에 실물 지표는 전월보다 대부분 나빠졌다. 기업 체감경기도 계절적인 요인을 빼면 후퇴했다. 전문가들은 고유가 등 대외여건이 나아지지 않는 한 회복세가 이어지더라도 더딜 것으로 보고 있다.
30일 통계청의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광공업, 서비스업, 건설업, 공공행정을 포함하는 전산업 생산은 2월보다 1.4% 줄었다. 광공업생산은 전년 같은 달보다 0.3% 늘었지만 전월보다 3.1% 줄어 전기 대비로 두 달 만에 다시 축소세로 돌아섰다. 3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8.2%로 전월보다 2.9%포인트 떨어져 80%대가 무너졌다. 서비스업 생산은 보건·사회복지 업종에서 선전하며 전년 동월보다 1.4% 늘었지만 금융·보험, 운수의 부진으로 2월보다 1.0% 감소했다.
소비지표인 소매액은 2월보다 2.7% 줄어 전년 동월과는 같은 수준이었다. 2월보다 음·식료품, 차량연료 등 비내구재(-4.5%)와 의복 등 준내구재(-3.2%)가 크게 줄었다. 고유가와 물가상승 여파로 분석된다.
설비투자는 전월보다 7.0% 줄었고, 지난해 같은 달보다는 1.0% 증가했다. 건설수주는 전년 같은 달보다 3.5% 감소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에 비해 0.4포인트 떨어졌다.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2월과 같았다.
◆기업경기 후퇴 ‘춘래불사춘’
기업 체감경기도 경기회복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4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보면 제조업 업황 BSI는 84로 전월보다 3포인트 올랐다.
5월 업황 전망 BSI는 90으로 조사됐다. 설문조사를 통해 집계되는 BSI는 기준치인 100 아래면 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기업이 그렇지 않은 곳보다 많다는 뜻이다. 더구나 계절에 따른 플러스, 마이너스 요인을 뺀 계절조정 업황 BSI는 4월 들어 80을 기록, 전월보다 오히려 2포인트 떨어졌다. 봄이 되면 막연한 기대감에 기업 체감경기가 올라가게 마련이어서 이를 실물경제 회복과 연결지어 해석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한은 측 설명이다.
김창배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가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확산되며 불안감이 깊어지고 유가도 기대만큼 떨어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한국 경제는 회복 속도가 더뎌지면서 지지부진한 경기 흐름을 장기간 이어가는 형국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
황계식·이귀전 기자 cu lt@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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