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바마 의원이 쿠바와 이란 등 적대국 지도자들과 만날 수 있다고 한 발언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부시 대통령은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그런 (적대국) 지도자들과 아무런 조건 없이 만나는 것은 실책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부시 대통령은 “미 대통령이 그런 외국 인사들과 만나 논의하겠다는 결정은 극도의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을 사람들에게 상기시켜 주고자 한다”며 “이것은 우리의 우방들에 섬뜩한 신호와 메시지를 보낼 수 있고, 우리 외교정책에 혼란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부시 대통령은 “오바마 의원은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과의 민주당 경선에 더 신경을 쓰는 게 바람직하다고 믿는다”고 충고성 발언까지 했다.
매케인 의원은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오바마 의원의 이라크 철군과 재파병 논리에 맹공을 퍼부었다. 오바마 의원은 지난 26일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민주당 후보 토론회 때 “(대통령이 되면) 이라크에서 미군을 최대한 신속하게 철수할 계획이지만, 국제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기지를 구축한다면 군대를 다시 보낼 생각”이라고 말했다. 매케인 의원은 “알 카에다가 지금 이라크에 있다”면서 오바마 의원의 발언을 비아냥거리듯 공격했다.
공화당의 파상 공세가 이어지자 오바마 의원은 경기침체를 거론하면서 부시 대통령과 매케인 의원이 합작한 경제정책 때문이라고 몰아붙였다. 오바마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기자회견 직후 텍사스주 오스틴 유세에서 “우리가 경기침체의 문턱에 있는 것은 워싱턴의 리더십이 실패했기 때문”이라며 “부시 대통령이 지난 8년간 부자들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감세해주고, 매케인 의원은 부시 대통령의 경제 원칙을 계승하면서 그같은 감세를 영구히 해주겠다고 공약했다”고 역설했다.
워싱턴= 한용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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