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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8 보다 G2… 차이메리카시대 열린다”

입력 : 2009-03-17 09:36:59 수정 : 2009-03-17 09:3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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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세계 ‘힘의 판도’ 변화 분석 봇물
中내부선 “中위협론 부추길라” 부정적 시각

“G2가 G8를 대체한다.”

“팍스아메리카 시대는 지고, 차이메리카(Chimerica) 시대가 열린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최근 이 같은 분석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G2는 미국과 중국 두 나라를 지칭하는 말로, ‘중국이 세계를 움직이는 힘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뜻을 담고 있다. 세계 금융위기에 미국과 유럽이 크게 멍든 데 반해 중국은 직접적인 충격을 피한 결과다.

세계 힘의 판도는 과연 변하는 걸까. 많은 경제학자들은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한다. 반면 “그렇지 않다”고 분석하는 이들도 있다. 유럽연합(EU)과 일본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부상하는 중국경제=세계 금융위기 이후 중국의 힘이 강해지고 있는 것만은 사실이다. 중국의 부상은 이미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2006년 중국의 세계경제 성장기여도는 14.5%. 22.8%인 미국의 다음이다. 국내총생산(GDP)이 중국보다 큰 일본도 제친 상태다.

싱가포르의 연합조보(聯合早報)에 따르면 로저 앨트먼 전 미국 재무차관은 “세계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미국은 7년 전부터 줄어든 데 반해 중국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25∼30년 후에는 중국의 GDP가 미국을 앞지를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 국정발전연구소는 2018년 중국경제가 미국을 따라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놓고 보면 ‘G2 등장론’이 나올 만도 하다.

중국의 최근 행보도 심상치 않다. 중국은 2조달러의 외환보유액과 큰 내수시장을 기반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서고 있다. 동남·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동구 국가를 대상으로 위안화 국제화를 겨냥한 공세에 나서고 외환보유액을 이용, 자원을 대량으로 사들이고 있다. 지난 13, 14일 열린 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출자비율을 높여달라고 주장했다. 수십년간 이어져온 기존의 IMF 내 힘의 배분구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G2 시대가 열린다”=세계 경제위기 속에 가장 목청을 높이는 곳은 중국이다. 미국은 자국 경제를 추스르기도 힘든 상황이다. G2 등장론은 이런 상황에서 나오고 있다.

신화통신 계열의 요망(瞭望)은 최근 G2 특집을 내보냈다. 요망에 따르면 G2 등장론은 지난해 8월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의 프레드 베르그스텐 소장이 “미중 경제전략회의가 세계경제를 이끄는 두 나라의 만남”이라는 분석을 내놓은 이후 부상했다.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은 “미중 관계는 2차대전 이후 미국과 유럽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G2 등장론에 무게를 싣는 말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지난달 G2 정상회담이 4년 내 이뤄질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G2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들=중국 내부에서부터 G2 등장론을 경계하는 움직임이 있다. 요망은 “G2라는 개념이 중국에 이익은 없고 해만 있을 뿐”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이 중국에게 세계를 이끌어가도록 역할을 줄 리 만무하고 G2 개념은 중국을 이용하려는 전략의 일환일 뿐이라는 것이다. G2라는 말이 나온 곳이 미국이라는 점도 중국인으로 하여금 색안경을 끼게 하고 있다. 중국에서는 G2 등장론이 중국위협론을 부추기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중국은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추진한 이후 ‘도광양회’(韜光養晦·자신의 능력을 드러내지 않고 인내하며 기다림)를 대외정책의 기둥으로 삼아왔다.

강호원 선임기자 hka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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