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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심 인터넷·영화 통해 종말론 급속 확산
“행성 충돌설 등 과학적 근거 없다” 이례적 반박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이례적으로 최근 인터넷 등을 통해 퍼지고 있는 ‘2012년 지구 멸망설’에 대해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반박하고 나섰다.

나사는 9일 홈페이지에서 “최근 인터넷 사이트나 영화 등을 통해 2012년 지구가 멸망할 것이라는 낭설이 퍼지고 있다”며 “인간의 불안감을 이용하려는 상술과 인터넷의 복제 기능이 만나 멸망설을 키우고 있을 뿐 과학적 근거는 전혀 없다”는 내용의 일문일답을 게재했다.

‘2012년 지구멸망설’은 수천년 전 고대 마야인들이 사용하던 달력이 2012년 12월 21일로 끝났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확산하고 있다. 경제 불황, 기상 이변 등의 길흉을 예측하는 웹봇이라는 프로그램이 2012년부터 분석을 거부한다는 내용, 일본 천문학자의 발표로 알려진 태양계 열 번째 니비루 행성인 이른바 ‘플래닛 X’와 지구의 충돌설, 2012년 12월 은하계 중심과 태양계 행성들의 일직 정렬로 인한 지구 자기장 변화설 등도 ‘지구 멸망설’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이에 대해 나사는 “플래닛 X 충돌이 사실이라면 최소한 10년 전부터 천문학자들이 이 행성을 추적했을 것이며 지금쯤은 맨눈으로 보일 정도로 가까이 있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또 ‘에리스’라는 이름의 왜행성이 우주 공간을 떠돌고 있긴 하지만, 지구와 아무리 가까워도 64억㎞(지구와 태양 거리의 약 43배) 이내로 접근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마야 달력이 2012년 12월21일에 끝나는 것은 일반 달력이 12월31일에 끝나는 것처럼 한 주기가 지났다는 의미 외에 별다른 뜻은 없다는 게 나사의 설명이다. 또 앞으로 수십년동안 행성들이 일직선으로 나란히 정렬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으며, 설사 이런 일이 발생한다고 해도 지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나사는 이밖에도 지자기폭풍과 남북극 역전, 지각판 불안 등 다양한 종말론의 허점을 일일이 지적하고 공룡을 멸망시킨 것과 같은 대규모 혜성이나 소행성 충돌도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풍연 기자 jay24@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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