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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 ‘집권당 해체’ 권고·군부선 의회 해산론 고개
아피싯 “시위대 제기문제 토론… 혼란 해결해 갈 것”
유혈 사태 후 태국 정국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궁지로 몰리고 있다. 아피싯 총리 체제를 떠받치던 군부 내에서 의회 해산론이 고개를 드는가 하면, 선거관리위원회는 그가 이끄는 집권 민주당에 대해 해산권고를 했다. 14일 태국 도심시위 한 달을 맞는 친탁신·반정부 시위대 UDD(반독재민주연합전선·일명 붉은 셔츠)는 즉각적인 의회 해산을 요구하며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13일 태국 영자지 더네이션에 따르면 태국 선관위는 전날 민주당이 2005년 총선 과정에서 한 기업으로부터 2억5800만바트(약 90억원)의 선거자금을 받았으나 법에 따라 보고하지 않았다면서 정당해산 권고 결정을 내렸다. 태국 대검찰청(OAG)이 30일 이내에 헌법재판소(헌재)에 회부할지를 판단하고, 최종적으로 헌재에서 정당해산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헌재 결정까지는 수개월 이상 소요되지만, 최악의 경우 의회(하원·480석) 제1당인 민주당(175석)의 해산은 물론 정당 회계보고 책임자인 아피싯 총리도 5년간 정치권을 박탈당할 수 있다.

태국 헌재는 2008년 12월에도 탁신 친나왓 전 총리 계열인 국민의 힘(PPP) 등 당시 3개 연립 여당에 대한 해산 명령을 내려 연립 정부가 붕괴하고 아피싯 총리 체제가 출범하는 파란을 일으켰다. 현재 하원 480석 중 민주당 등 연립 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6개 정당이 275석을 차지하고 있다.

선관위의 권고는 이날 군부 실세인 아누뽕 빠오친다 육군총사령관(대장)의 의회해산 희망 발언 후 나왔다는 점에서 아피싯 총리를 더욱 곤경에 빠트리고 있다. 선관위는 원래 20일쯤 민주당 해산권고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아누퐁 사령관은 정부와 시위대의 대화 재개를 요구하며 “이번 사태는 의회가 해산되어야 종료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1932년 이후 19차례나 쿠데타를 일으킨 군부는 태국 정치의 주요 변수다.

이에 아피싯 총리도 이날 오후 TV방송 연설을 통해 의회 해산을 검토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우리(연립정부)는 붉은 셔츠 지도자들이 제기한 문제들을 토론하고, 혼란을 해결할 수 있도록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립 정부의 결정에 따라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이 칙령으로 의회를 해산할 경우 그날로부터 40∼60일 사이에 총선이 실시된다.

UDD의 시위 대처에 대한 태국 군부 내 강·온파의 균열 여부도 주목된다. 영국 BBC에 따르면 오는 9월 퇴임 예정인 아누퐁 사령관은 정치적 타협에 의한 원만한 해결을 희망하는 비둘기파다. 하지만 차기 육군 수장을 노리고 있는 쁘라윳 차노차 육군 부총사령관(대장)은 강경 진압을 선호하는 매파로 유혈사태를 불러온 해산작전을 주도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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