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악화설 등 분분… “민주주의 위한 것” 주장도 유혈사태(4월10일)로 태국 정국이 혼미를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정작 이번 사태의 ‘주연’ 중 한 명인 탁신 친나왓(사진) 전 총리의 침묵이 계속되고 있어 주목된다.
탁신 전 총리는 지난달 14일 친탁신·반정부 UDD(반독재민주연합전선·일명 붉은 셔츠)의 방콕 도심 시위가 시작된 이래 해외에서 인터넷을 이용해 반정부 시위를 부추겼다.
그러다 유혈사태 발생 전날인 지난 9일 심야 연설을 끝으로 종적을 감췄다. 유혈사태 다음날인 11일엔 트위터에 ‘큰 희생에 슬픔을 느낀다’는 글만 남겼다.
이와 관련 현지에서는 ‘새로운 전략 수립설’, ‘건강 악화설’ 등 여러 가지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UDD 관계자는 탁신 전 총리의 침묵에 대해 “이번 시위가 민주주의를 위한 것이지, 탁신을 위한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고 일본 요미우리신문이 19일 전했다.
지난달 시위가 시작된 이후에도 몬테네그로, 스웨덴, 러시아를 방문한 탁신 전 총리가 최근까지 개인적인 비즈니스 때문에 사우디아라비아에 머물고 있었다는 이야기도 있다.
탁신 전 총리가 그동안 망명 생활의 거점으로 사용했던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가 정치활동을 계속할 경우 체류를 불허한다고 밝혀 새로운 거점을 찾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암 치료를 받았다는 소문도 있다.
한편 붉은 셔츠 대 노란 셔츠의 민민(民民) 대결 위기도 고조되고 있다. 2008년 대규모 소요사태를 일으켜 사실상 아피싯 웨차치와 현 총리 정권 출범에 일조했던 PAD(국민민주연대·노란 셔츠)는 18일 “정부 측이 사태를 1주일 이내에 해결하지 못하면 국가와 왕실을 보호하기 위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정부를 압박했다.
군이 UDD가 점거한 도심 주변 빌딩 옥상에 병력을 배치하면서 제2의 진압 시도설이 나돌자 UDD는 20일로 예정됐던 가두 시위를 취소했다. 이들은 그러나 정부가 의회를 해산할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기로 했다.
김청중 기자 c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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