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기도에 신이 응답”주민 환호성 “만세.” “거짓말 같아요.” “사람들의 기도에 신이 응답했어요.”
15일(현지시간) 오후 2시25분 멕시코만 원유 유출이 멈췄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미국 루이지애나주 해안가 주민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딥 워터 호라이즌호의 폭발사고가 일어난 지 85일16시간25분 만이다.
뉴욕타임스(NYT), CNN 등 미국 언론은 이날 영국 석유회사 BP가 새 원유 유출 차단 캡의 시험가동에 착수했으며, 지난 4월 석유 시추시설 폭발사고 이후 처음으로 원유 유출 차단에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시험 가동 하루가 지난 16일까지 새 캡이 정상 작동하고 있어 원유 유출 차단 성공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아 보인다.
BP는 지난 12일 종전에 설치했던 캡을 제거하고 무게가 75t에 달하는 더욱 정밀한 차단 캡을 해저유정에 설치했다. 이어 13일 강도·압력을 측정하는 시험가동을 할 예정이었으나 추가 유출 가능성에 대한 분석이 더 필요하다는 방제당국의 판단에 따라 이를 연기했었다.
방제당국은 전문가들과 논의 끝에 다음날인 14일 시험가동을 승인했으나 차단 캡에 연결된 파이프에서 또다시 유출이 확인돼 한때 긴장감이 조성되기도 했다. BP는 이 파이프를 교체한 뒤 시험가동에 돌입했고, 바다로 세차게 뿜어져 나오던 기름 기둥은 종적을 감췄다.
BP 기술자들은 유출 차단 캡에 설치된 밸브를 모두 잠그고, 원유 회수를 중단한 채 캡 내의 압력 변화에 예의주시하고 있다. 캡 내의 압력이 높으면 정상적으로 차단된 상태라는 의미다. 반면 압력이 떨어지면 차단에 실패한 것으로 재빨리 밸브를 다시 개방해야 한다. 해저면 아래로 연결된 석유 시추 파이프에 과도한 압력이 가해져 파열되면 더 복잡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저면 아래서 발생한 원유 유출은 막기가 쉽지 않다.
켄트 웰스 BP 선임부사장은 “멕시코만으로 더 이상 원유가 흘러들지 않게 된 걸 기쁘게 생각한다”면서도 “이제 시작일 뿐이며, 흥분해서 일을 망쳐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백악관은 시험 가동과 관련해 “긍정적인 신호”라며 조심스럽게 기대감을 드러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우리는 아직 시험 가동 국면에 있다”면서 “내일쯤이면 추가적인 결과를 발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NYT는 시험가동이 성공할 경우, 미국 정부와 BP가 캡의 밸브를 재개방하고 해상에 대기 중인 선박을 이용해 원유 전량 회수에 나서거나, 악천후 발생 시에만 유정을 폐쇄하는 방안, 유정 전면 폐쇄의 세 가지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현재로선 전면 폐쇄 가능성은 작다. 새 캡에 의한 원유 유출 차단이 성공한다고 해도 이는 임시적인 조치일 뿐 감압유정을 이용한 유정 폐쇄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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