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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사이버 테러’ 경계속 어산지 보석 허가

입력 : 2010-12-15 01:58:30 수정 : 2010-12-15 01:5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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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정부, 핵티비스트 사이트 공격위협에 초긴장
위치추적기 부착 조건 두번째 심리서 석방 결정
영국 법원은 14일(현지시간) 폭로 전문 웹사이트 위키리스크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에 대한 보석을 허가했다. 하지만 어산지의 지지자인 ‘핵티비스트’들의 사이버 공격 위협이 고조돼 영국 정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런던 웨스트민스터 치안법원은 이날 어산지와 보증인 등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심리에서 어산지의변호인이 제시한 조건 등을 검토한 뒤 보석을 결정했다.

앞서 어산지는 7일 런던 경찰에 자진 출석해 체포된 뒤 곧바로 보석을 신청했으나 기각됐다.

어산지의 변호인은 이날 보석을 다시 신청하면서 그의 고정 주소지를 제시했다. 법원은 보석금 24만 파운드(약 4억3000만원)에 어산지의 보석을 허가했다. 그러나 전자태그를 부착하고 거주지를 제한하는 엄격한 조건을 달았다. 법원은 또한 매일 오후 6시 거주지 인근 경찰에 보고하도록 하고 통금 시간도 정했으며, 도주 가능성에 대비해 여권을 압류했다.

보석금은 유명 레스토랑 디자이너이자 어산지의 친구인 사라 손더스 등이 냈다. 또 각계 유명인사 10여 명이 보석 보증인으로 나섰다.

어산지는 법정에서 합의 하에 성관계를 가졌을 뿐이라며 성폭행 혐의를 강력히 부인하며 “스웨덴 당국의 송환 요구에 맞서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법원 인근에 모여든 지지자들은 어산지에 대한 보석이 허가된 뒤 환호했다.

하지만 어산지 지지자들의 인터넷 공격이 여전히 확산돼 영국 정부가 사이트 공격에 대비하는 등 긴장의 고삐를 늦추지 않고 있다. 피터 리켓츠 국가안보 보좌관은 지난주 마스터카드와 페이팔 등의 기업 사이트를 공격한 핵티비스트들의 다음 목표가 영국 정부의 모든 사이트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영국 정부는 납세 자료 등이 담긴 정부 웹 서버에 추가 보안 조치를 취했다.

어산지는 위키리크스에 대한 기부금 결제를 중단한 금융기관들을 공개 비난하며 공격을 부추겼다. 그는 이날 어머니가 대독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이제 비자카드와 마스터카드, 페이팔이 미국 외교정책의 도구라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위키리크스 관계자들을 ‘불법적이고 비도덕적인 행위’로부터 보호해 달라”고 호소했다.

핵티비스트 조직의 사이버 공격은 위력을 더했다. 13일에는 어산지를 비난한 글을 올린 가십 사이트 ‘고커’가 해킹당했다. 이로 인해 이 사이트 사용자 130만명의 비밀번호가 인터넷상에 유출됐다. 온라인 최대 소매업체인 아마존에서는 전날 30분간 유럽 사이트가 사라졌다. 업체 측은 “하드웨어 고장”이라고 설명했으나 핵티비스트 소행으로 추정된다.

어산지에 대한 옹호의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 호주의 신문, 방송사 편집·보도국장은 정부에 보낸 서한에서 “공개된 외교전문이 국가안보나 개인을 위험에 빠뜨렸다는 증거는 어디에도 없다”면서 “어산지나 위키리크스가 호주법을 위반했다는 증거도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어산지의 과거 인터넷 신상 프로필도 ‘폭로’됐다. 텔레그래프지에 따르면 어산지는 외국 데이트 사이트 ‘오케이큐피드’에 올린 프로필에서 “지적, 육체적인 면에서 매우 공격적이지만 여성과 아이를 보호할 줄 안다”며 “아시아 10대 소녀에 집착하는 취향”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것이 공개됐다.

엄형준 기자 t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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