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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의 반란… “달러 밀어내겠다”

입력 : 2011-04-14 22:06:54 수정 : 2011-04-14 22: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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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국 정상들 공동성명 발표
여신·공여… 자국통화 사용 합의
“국제 금융기구 개혁” 주장도
국제사회에서 신흥 ‘빅 파이브’로 불리는 ‘브릭스’가 반란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힘을 키우며 뭉치기 시작한 브릭스(BRICS)가 ‘탈(脫)달러’를 선언, 미국의 달러 기축통화체제를 흔들고 있다.

이들은 미국 영국 프랑스가 주도하는 리비아 군사개입에도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브릭스 5개국 정상은 14일 하이난다오(海南島) 싼야(三亞)에서 정상회의를 가진 뒤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주최했으며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만모한 싱 인도총리, 제이컵 주마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참석했다.

주목할 대목은 이들이 여신·공여협정을 체결해 자기네들끼리 서로 돈을 빌려줄 때 달러가 아닌 각국의 통화를 사용하기로 합의했다는 점이다. 더 이상 달러가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체제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메시지이다. 화폐전쟁을 예고한 것으로 읽혀진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미국이 대규모 무역 및 재정적자에도 기축통화 지위를 누리는 달러화의 특권에 불만을 표시했다. 그리곤 안정적인 국제통화체제 구축을 요구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정상들은 이어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의 달러 대체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사회에서 위안화가 주목되는 점을 염두에 둔 요구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본부는 미국 워싱턴에 있으며 미국이 좌지우지하고 있다.

브릭스는 아울러 미국과 유럽이 지난 69년간 IMF와 세계은행 총재를 독식한 관행을 종식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호세프 대통령은 “지도자 문제를 포함해 IMF와 세계은행 등 금융기구를 개혁해야 한다”며 “이는 2차대전 이후 형성된 것으로 현재의 요구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브릭스 정상들은 서방의 리비아 공습도 비판했다. 브릭스가 앞으로 국제 정치·안보 현안에도 입김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우리의 공통 견해는 정치 방식으로 리비아 문제를 해결해야 하며 군사력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주마 대통령도 “리비아 대화로드맵은 리비아를 돕고 정치적 해결 방안을 찾자는 것으로 리비아 국민의 공통 바람을 담고 있다”고 말했다.

브릭스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개혁도 요구했다. 정상들은 브릭스가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안보리상임이사국을 추가로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브릭스 정상들이 모이던 날 G7(주요 7개국) 재무장관들은 워싱턴에서 따로 모였다. 그리고 15일 G20(주요 20개국)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 총재회의를 열어 브릭스 모임에 반격을 가할 예정이다. 이 모임에서는 중국의 위안화가 저평가된 점을 지적하고, 이를 시정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된다.

이들은 중국이 2조8500억달러에 달하는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면서도 위안화를 공격적으로 찍어내 달러를 사들임으로써 위안화 가치를 낮게 유지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베이징=주춘렬 특파원 clj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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