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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성정보 통로·마녀사냥식 신상털기… SNS 폐단에 지구촌 몸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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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11-14 09:20:21 수정 : 2011-11-14 09: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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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폭동사태 야기… 중국 검열 고삐
'바짝'… 미국선 위험한 사교공간
세계 각국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그림자가 짙어지고 있다.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기하급수적인 확장성을 가지고 있으며 개인과 사회 간의 연결을 원활하게 해준다는 긍정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 SNS. 이 같은 장점에 가려졌던 SNS의 역기능이 하나 둘씩 수면 위로 떠오르자 이에 주목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늘어나고 있다. 

영국, 소요사태 확산에 화들짝

지난 8월 6∼12일 런던을 휩쓸었던 폭동이 삽시간에 번져간 것은 SNS를 통한 실시간 소통의 역할이 컸다. 8월4일 흑인 청년 마크 더건이 경찰 총격으로 사망한 뒤 런던 북부 토트넘에서 시작된 시위는 런던 중심가로 퍼졌고 이후 버밍엄과 리버풀 등 다른 도시들에까지 확산됐다. 소요 사태는 경기 침체와 정부의 긴축 재정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이었다. 10∼20대는 SNS를 통해 전달되는 소식에 민감하게 반응했다. 기존의 언론을 통해 접하는 뉴스가 아닌 SNS으로 유통되는 방화 장면 등은 자신과 연결된 사람이 보냈다는 특별함 때문에 파급효과가 컸다.

약탈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진 것도 SNS로 소통하는 동년배 집단이 개입됐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소요 사태의 와중에 페이스북에 과격한 선동문구를 올린 젊은이 2명에게 1심에서 징역 4년이 선고됐다. 조던 블랙쇼는 페이스북에 “노스위치를 박살내자”며 런던 시내 패스트푸드점에 집결하라는 글을 올렸고 페리 서트클리프 키넌은 “래치퍼드에서 폭동을 일으키자”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만들었다.

이 같은 상황은 영국 사회가 SNS의 부작용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는 계기가 됐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최근 보도한 “영국 성인 3명 중 2명은 향후 폭동이 일어나면 SNS를 막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여론조사 결과는 영국 사회가 얼마나 큰 충격을 받았는지 보여줬다. 영국 온라인 보안회사인 유니시스가 지난 9월에 973명에게 ‘SNS 한시 폐쇄 여부’를 질문한 결과 전체 응답자 중 48%가 “완전히 동의한다”고 했고 “대체로 동의한다”가 22%였다. 무려 70%가 트위터, 페이스북, 블랙베리 등을 폐쇄하는 데 동의한 것이다. 반대 의견은 27%뿐이었다. 정부가 조직 범죄 방지를 위해서라면 “SNS의 개인 정보를 조사할 수도 있어야 한다”고 응답자의 3분의 2가 답했다. 그러나 SNS를 가장 많이 사용하는 18∼24세 의견은 반대가 우세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8월 런던 폭동 당시 SNS 규제를 시사하는 발언을 했다가 표현의 자유를 막는다는 비판을 받았으나 영국 여론은 규제의 필요성에 더 근접한 셈이다.

영국 정부는 온라인상 표현의 자유와 범죄 방지 사이에서 고민 중이다. 영국 내무부 관계자는 “분명한 것은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서도 자유가 보장돼야 한다”면서도 “사회에 위험을 끼치는 사람에게는 정의의 잣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 사법기관, 업체가 이 문제에 대해 협력하고 있다”며 “경찰이 SNS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알도록 하는 조치가 실행 중”이라고 말했다. 

중국, SNS 루머 꼼짝 마

중국의 인터넷 검열은 세계에서 유명하지만 몇 년간 폭발적 성장세를 보이는 SNS는 최근까지 규제의 사각지대로 남아 있었다. 그러나 내년 지도부 교체기를 앞두고 SNS에 대한 규제가 대폭 강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정부 당국이 직접 규제에 나서는 한편 인터넷 업체들이 ‘건전한 정보’를 유통시키도록 압박하는 등 간접 통제도 병행하고 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지난달 말 소셜 미디어를 통해 헛소문을 퍼뜨린 혐의로 2명이 중국 공안에 체포됐다. 중국의 마이크로블로그인 웨이보에 소득세 조항 정부 문서를 조작해 올린 한 명은 15일간 구금됐다. 그리고 윈난성에서 시멘트 공장 오염에 격분한 주민이 지방 관리 8명을 살해했다는 ‘루머’를 퍼뜨린 대학생 한 명은 조사를 받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인터넷상의 루머를 단속할 권한이 있지만 이번 경우는 해당 관청이 아닌 공안이 직접 나섰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HRW)의 펠림 카인 아시아담당 연구원은 “구금 소식은 중국이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의 중요성과 사회적 영향력을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며 “지난 7월 고속철도 사고를 서둘러 수습하다가 마이크로블로그를 통해 거센 비판을 받은 것을 교훈으로 삼았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지난 10일 인터넷이나 SNS에 떠도는 소문을 직접 확인하지 않은 채 기사화하는 언론사와 기자에게 강력한 징계조치를 내리는 규정을 발표했다. 최악의 경우 해당 언론사가 문을 닫을 수도 있는 매우 강경한 정책이다. 이에 대해 AP는 “검열당국이 SNS에 떠도는 정부 비판에 재갈을 물리려는 시도”라며 “SNS의 확산으로 전통적인 검열이 힘을 못쓰는 상황에서 권위주의 정보 통제를 다시 강화하려고 만들어낸 최신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강경책과 함께 유화책도 나왔다. 중국의 인터넷 업계를 이끄는 39개 업체는 6일 ‘자정 결의’를 했다. 중국의 내로라하는 IT 거물들이 모두 모여 정부 당국자와 3일간 정치문제에 대한 학습과 토론을 벌인 후 ‘합의 사항’이라고 내놓은 것이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중국에서 규제 기관들의 개입이 더욱 강력해졌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지난 6월17일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결승전 결과 홈팀 밴쿠버 커넉스가 패배하자 시민들이 폭동을 일으켰다. 한 청년이 불타는 폭동 현장을 배경으로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미국 10대에게 위험한 사교 공간

미국 10대들에게 친구를 사귀는 데 많이 활용하는 SNS는 오히려 독이 될 수 있는 공간이 되기도 한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9일 공개한 내용에 따르면 10대의 88%는 SNS에서 ‘비열하고 잔혹한 행동’을 봤다고 답했으며 이 중 15%는 지난 1년 새 직접 이 같은 행동의 표적이 됐다고 응답했다. 질문에 표현된 ‘비열하고 잔혹한 행동’은 욕설과 비방뿐 아니라 ‘왕따’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같은 질문에 대해 18세 이상 성인들은 69%만이 “그런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SNS로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 대한 평가에서도 10대들이 더 부정적이다. 성인들 가운데 이용자들이 친절하다는 대답은 약 85%였지만 10대에서는 이 수치가 69%로 낮아졌다. SNS에서 왕따를 당한 경험도 성인(13%)보다 10대(15%)에서 더 높았다.

이 때문에 부모들은 10대 자녀들의 SNS에 직접 개입해 부정적 영향 막기에 나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를 사용하는 부모의 80%가 자녀들과 ‘친구’관계를 맺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만다 렌허트 퓨리서치 연구원은 “10대 대부분은 SNS를 우정을 돈독하게 할 수 있는 좋은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며 “부모는 자녀가 SNS를 통해 부정적인 경험을 겪지 않도록 잘 파악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SNS의 개인정보 유출도 이슈가 되고 있다. 미국 로스앤젤레스타임스는 11일 “SNS의 거물 페이스북이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제기한 개인정보 보호 위반과 관련해 회사 정책을 바꾸기로 합의했다”며 “이는 규제기관들이 인터넷 업체들의 개인정보 보호에 훨씬 강력한 기준을 들이댈 것이라는 경고 메시지”라고 분석했다. 페이스북은 맞춤광고를 위해 이용자들의 정보를 수집하고 있고, 탈퇴자의 인터넷 사용 기록을 계속 추적한다는 의혹이 일고 있다.

안두원 기자  flyhig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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