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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는 지금] 집중적 기상이변으로 산업계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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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2-07-23 01:35:34 수정 : 2012-07-23 01: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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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의 눈물… 식량·석유산업은 신음
산업계 피해액 작년 434조원으로 예년의 5배 육박
日 대지진 피해 제하고도 193조 달해
“매년 일어나는 기상 재난의 빈도와 피해 규모가 커지고 있다.”

지난해 기상이변으로 인한 재난에 대해 독일계 재보험사 ‘뮌헨 레’는 올해 초 보고서에서 이렇게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천재지변에 따른 산업 피해가 1981∼2010년 평균 750억달러(약 85조원)에서 지난해에는 3800억달러(약 434조원)로 껑충 뛰었다. 이 중 3분의 2를 차지하는 일본대지진 피해액을 제외하더라도 피해 규모는 1700억달러(약 193조8000억원)에 육박한다.

이런 추세는 올해에도 계속될 조짐이다. 미국 중서부의 가뭄, 인도와 유럽 일부의 홍수로 피해가 속출하면서 각종 곡물 생산량이 급감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는 기상이변


올해 가장 큰 문제는 홍수와 가뭄이다. 가뭄은 지난 몇 년 새 심화하고 있다. 2008년과 올해 미국을 휩쓴 가뭄이 대표적이지만, 전문가들은 남미와 아프리카 등 남반구에서 지난해부터 가뭄이 지속하고 있다고 전한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19일(현지시간) 미국의 피해 소식과 함께 사탕수수, 옥수수 등의 주요 생산지 중 하나인 브라질, 아르헨티나도 지난해부터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프리카의 뿔’로 불리는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에서도 지난해 가뭄으로 수만명의 아사자가 발생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이 같은 현상이 이어지면 2030년 기아로 인한 연간 사망자 수가 현재의 두 배로 급증할 것이라고 경고한다.

남반구가 물부족으로 타들어가는 데 반해 북반구는 물의 재앙에 직면했다. 지난해 태국을 휩쓴 대규모 홍수에 이어 올해엔 인도와 중국, 러시아에서 물폭탄이 떨어졌다. 특히 21, 22일 중국 베이징에서는 61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최소 37명이 사망하고 1만4500여명이 대피하면서 ‘오렌지 경보’가 발동하는 등 ‘준비상사태’가 발생했다. 비교적 건조한 지역인 베이징은 배수시설 등이 잘 갖춰져 있지 않아 이번 폭우로 저지대는 쑥대밭으로 변했다.

주간 타임은 18일 인도 몬순 기후의 변화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9일 건조한 기후로 알려진 인도 라자스탄주에 홍수가 발생해 이 지역 ‘구아콩’ 생산량이 감소한다는 것이다. 라자스탄주에서는 세계 구아콩의 80%가 생산된다. 구아콩에서 추출한 점성질의 ‘구아검’은 섬유, 제지, 화학약품은 물론 화장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 사용된다.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할 때 혼합제로도 많이 사용되기에 경제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타임은 “미국의 석유 사업자들은 그간 기후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다른 나라의 기상 재앙에도 신경을 써야 할 때가 왔다”고 지적했다.

◆대책 미비 속에 기상이변, 안보 문제에도 영향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 논평에서 온난화가 진행되는데도 세계 각국의 대비 태세는 미미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태국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나 동유럽에 불어닥친 최악의 한파는 몇 년 전부터 환경재앙에 대한 논의가 있을 때부터 예견됐던 것이다. 하지만 사전에 해결책을 준비하지 못하는 것은 물론 당장 눈앞에 닥친 불도 끄지 못할 정도로 각국 정부가 무능했다고 FT는 비판했다.

일각에선 기후변화가 세계 정치혼란에 영향을 준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 국방부는 2004년 보고서를 통해 가뭄, 홍수 등의 기후변화가 인류의 영양상태를 넘어 심리상태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했다. 식량난이 인간심리를 긴장 상태로 몰아가 폭력적 성향을 갖게 하고 식량난이 가중되는 사하라 사막 인근 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서남아시아 지역이 이런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국방부 보고서는 내다봤다. 공교롭게도 이 지역은 지난 1년 사이 튀지니에서 발생한 ‘아랍의 봄’의 영향으로 독재를 축출하고 현재 정치적 혼란상태에 놓여 있다.

정선형 기자 linea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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