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취업난 해소와 국제감각을 갖춘 인재 양성 등을 목표로 추진한 교육부의 해외 연계 교육사업 성과가 미흡하거나 사업계획이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2 회계연도 결산 부처별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교육부는 2009년부터 해외 실무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기 위해 대학생과 대졸 미취업자를 해외인턴으로 파견하는 ‘글로벌 현장학습프로그램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 사업에는 지난해 207억여원의 예산이 들었다.
이 사업 중 하나인 ‘플랜트 해외인턴사업’은 인턴기간이 63일(국내 1일, 해외 62일)밖에 안 돼 플랜트업계가 요구하는 전문인력 양성에는 턱없이 미흡한 것으로 지적됐다. 플랜트는 외국에 전력과 석유, 가스, 담수 등의 생산설비를 만들어주는 우리나라의 주력 수출산업이다. 플랜트업계는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업무 특성상 3년 이상의 전문 경력직원을 원하는 수요가 많고, 엔지니어링 분야 전문인력 양성에는 최소 3년 정도가 소요될 것으로 본다. 따라서 2개월짜리 플랜트 해외인턴사업으로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교육부는 2010년부터 저소득층과 부양가족이 있는 여성 등 ‘취업취약계층’이 국제전문여성인턴사업의 10% 이상을 차지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이 기간 해외인턴으로 파견한 여성 85명 중 1명만 취업취약계층에 해당됐다. 24명과 29명이 각각 파견된 2010년과 2011년에는 한 명도 없었고, 지난해(파견 32명)에만 1명 있었을 뿐이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플랜트 해외인턴은 파견기간 연장 등 사업의 실효성을, 국제전문여성인턴은 취업취약계층의 참여율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국제교육교류협력 활성화 차원에서 추진 중인 ‘다문화 대상국가 교육글로벌화 지원사업’도 ‘부실’ 지적을 받았다. 교육부는 지난해 초·중등(2급 정교사) 임용대기자와 교육·사범대 졸업자, 재학생 78명을 몽골(39명), 필리핀(19명), 중국(15명), 스리랑카(5명)에 파견하고, 몽골과 필리핀 교사 70명을 초청했다. 교육부는 “예비교사의 해외 진출과 대상국의 교육여건 향상, 다문화 교육역량 향상 등이 목적”이라며 “파견 예비교사는 전공과목을 영어나 현지어로 수업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다문화가정의 부모 출신국 비중이 높은 중국(43.0%)과 베트남(24.5%) 대신 몽골과 필리핀 중심으로 파견되는 데다 파견자의 절반을 차지하는 몽골 파견 교사들의 몽골어 연수기간은 약 2주에 불과했다. 특히 경험이 적은 예비교사에다 파견기간이 2∼3개월밖에 안 돼 체류 국가에서 전공과목의 보조교사로 활동하는 일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해외에 진출한 우리나라 산업체의 현지 인력 수요에 맞춰 외국인 유학생을 받아 교육한 뒤 취업시키는 ‘해외산업체 연계 외국인 유학생 교육선도 전문대학 육성’(1단계) 사업도 개선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기준 유학생 유치실적은 계획(753명) 대비 53.9%(406명)에 그쳤고, 졸업생 취업률도 46.8%에 불과했다.
국회예산정책처는 “1단계 사업의 실적이 저조한데도 교육부는 내국인 학생까지 포함시킨 2단계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목표 인원 조정 등 사업운영 내실화 계획부터 수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강은 기자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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