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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귀족계' 한마음회 운영·실패도 다복회 판박이

입력 : 2008-12-26 10:37:38 수정 : 2008-12-26 10:3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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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인맥 등 동원 투자자 유혹… 불황에 일부 곗돈 못내자 '와르르'
경찰 "강남에 10여개… 제3·제4 사태 우려"
◇25일 서울 강남지역 계모임인 ‘한마음회’ 계주 이모(55)씨가 운영하는 강남구 신사동 소재 귀금속 전문점의 출입문이 굳게 잠겨 있다.
송원영 기자
서울 강남지역의 고소득 자영업자, 전문직 종사자, 사회지도층 인사 등이 다수 가입해 ‘귀족계’로 불리는 계모임 ‘한마음회’ 실체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계주 이모(55·여)씨는 유명인을 앞세워 모임의 신뢰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계원을 모으고 계의 실체가 외부에 알려지지 않도록 최대한 은밀히 운용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한마음회 역시 ‘다복회’처럼 경제 한파에 일부 계원이 곗돈을 제때 내지 못해 운영에 차질을 빚은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지역 일부 다른 계모임도 비슷한 상황이어서 ‘제3, 제4의 다복회’ 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유명인사를 앞세워 계원 모아=25일 계원들에 따르면 한마음회는 일부 유명인을 적극 활용해 모임에 대한 신뢰감을 높이는 수법으로 계원을 끌어들였다. 계원 A씨는 “사회적으로 명망이 높은 사람이 가입을 권유해 아무런 의심 없이 계에 들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계원은 “이씨가 정치권 인사로 분류되는 한 지인 인맥을 동원해 자신이 운영하는 D보석상에서 사진을 찍어 진열해 계원들 환심을 샀다”고 전했다.

한마음회는 법무사 등 법률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한편 모임을 갖는 보석상을 외부에 거의 노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D보석상 주변 상인들은 “외부에서 안을 들여다보지 못하게 인테리어를 하고 출입하는 사람마다 신원을 확인하고 들여보내 우리도 계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고 말했다.

◆경제한파로 ‘제2의 다복회’로 번져=계원들에 따르면 한마음회에 가입한 계원은 대부분 고소득 자영업자나 전문직 종사자들로 알려졌다. 이씨가 잠적한 뒤 최근 보석상을 찾은 한 계원이 “그냥 1억원 정도 잃어버렸다고 생각하자”고 말할 정도로 상당수가 부유층인 것으로 알려졌다.

계원 중에는 일부 사회지도층 인사나 연예인 등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름만 들어도 알 만한 탈북인사의 전 부인과 원로 탤런트 B씨의 부인 등이 가입했다고 계원들은 소개했다.

하지만 한마음회도 다복회처럼 최근 경제 한파 속에 일부 회원이 납입금을 내지 못하는 일이 벌어지자 운영에 차질이 빚어졌다. 다복회 붕괴 여파가 한마음회에도 일부 전해졌다고 계원들은 전했다.

◆‘제3, 제4의 다복회’도 배제 못해=강남지역에서 적잖은 ‘귀족계’가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규모는 경찰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한 경찰 관계자는 “강남의 귀족계가 워낙 은밀하게 운영돼 현황을 파악할 수 없다”며 “사금융 시장의 운영 규모와 이미 드러난 ‘다복회’와 ‘한마음회’ 등을 토대로 10개 안팎으로 본다”고 말했다.

문제는 강남 부동산 값이 뛰고 경기가 좋았던 3∼4년 전부터 이들 모임에 돈이 몰렸으나 최근 경제 한파에 따른 신용경색이 생기면서 피해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강남지역 계모임끼리 돈이 급할 때 서로 빌려주는 구조라서 연쇄 피해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부유층 인사는 여러 계모임에 가입해 있는 상태다. 계주의 운영 방식이 화를 불렀다는 분석도 나온다. 임윤태 변호사는 “귀족계는 전통적인 방식의 계와 달리 계원들끼리 모르고 낙찰자 선정도 철저히 계주 마음”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계주가 곗돈을 자신의 ‘쌈짓돈’으로 생각하고 마음대로 돈을 빼돌리는 게 관행이었다”고 말했다. 즉 곗돈이 계주 ‘사금고’로 쓰였다는 지적이다. 

장원주 기자 stru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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