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로 지목돼 검찰에 의해 구속영장이 청구된 박모(31)씨는 평범한 학창 시절을 보낸 ‘조용하고 평범한 사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 머니투데이 등 언론보도와 검찰 등에 따르면, 박씨의 한 지인은 박씨에 대해 “아버지가 경기도 일산에서 조그만 장사를 하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자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그러면서 “175cm 정도의 키에 안경을 쓴 평범한 외모의 소유자로, 말을 잘 들어주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고교, 대학 시절 평범한 학생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의 H공고 3학년 담임 교사도 박씨에 대해 “친구들과 잘 어울리는 보통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박씨는 세간의 추측처럼 홀로 지내거나 하지는 않았다”며 “친구들과 어울려 축구도 하고 하는 원만한 성격의 학생이었다”고 덧붙였다.
박씨와 고교 3년동안 같은 반이었다는 회사원 강모씨는 “일반적이고 평범한 친구였고 그렇다고 ‘왕따’도 아니었다. 딱히 별명도 없었던 그냥 보통 학생이었다”고 말했다.
박씨는 1996년 서울 H공고 건축과를 졸업한 뒤 1997년 3월 2년제인 경기도 안성 소재 두원공과대학 전파통신과(현재 정보통신과)에 입학했다.
대학 시절 군 입대 문제 등으로 2차례 휴학했으며, 2001년 2월 복학한 뒤 2002년 2월 졸업(7회)했다.
두원공과대학 재학 시절 지도교수를 맡았던 방효상 정보통신과 교수는 “그냥 평범하고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특별한 동아리 활동을 하거나 학교에서 튀는 행동을 하는 학생이 아니었다”며 “지금도 그가 미네르바란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박씨는 졸업 이후 24세의 여동생과 함께 서울 창천동 빌라촌에서 지은 지 20년쯤 되는 S빌라 66㎡(20여평)의 방 세 칸짜리의 2층에서 생활해 왔다.
박씨의 여동생은 “최근 몇 달 동안 오빠가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뭔가를 인터넷에 계속 올렸다. 무슨 내용인지는 모른다”고 말했다고 언론은 전했다.
그녀는 특히 “오빠는 집에서 계속 경제 관련 책을 보면서 공부를 했다. 항상 증권 및 주식, 경제 얘기를 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박씨의 또다른 친구는 “박씨가 하이닉스 종목에 주식을 투자해 4000~5000만원정도 손실을 본 이후 주식 공부를 제대로 시작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박씨가 선물옵션 채권형펀드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으며, 총 6000~7000만원정도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
빌라 이웃 김모(85) 씨는 “말수는 적었지만 부탁을 하면 친절하게 곧잘 도와주곤 했다”며 “사흘 전 화장실 전기가 고장나서 손 봐주러 왔었다”고 박씨의 근황을 소개했다.
박씨는 검찰 조사과정에서 ‘2009년 한국경제의 동향’에 대해 글을 써보라는 검찰의 요구에 40분만에 글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의 한 관계자는 “독학을 통해 익힌 경제학 실력이라고 믿기에는 글의 수준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박씨는 또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을 어떻게 예고하는 글을 쓰게 됐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베어스턴스 사태를 보고 다음 순위인 리먼브러더스가 부도날 것을 예상했다”며 “이것은 당연한 추측이 아니겠느냐”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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