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색이 국가시험인데 조삼모사하나” 비판 교육과학기술부가 내년부터 교원 임용시험 방식을 변경할 방침을 밝히면서 수험생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해 바뀐 시험방식이 정착되기도 전에 또 바꾸겠다고 나섰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명색이 국가시험인데 바꿀 거면 2∼3년 전에는 예고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교원의 지식보다는 수업을 얼마나 잘할 수 있느냐를 보겠다는 것으로, 취지는 좋지만 갑자기 방식 변경을 결정했다는 점이 문제다. 3단계로 치르는 현행 임용시험 제도가 지난해 바뀌었는데 불과 2년 만에 또 바뀌게 된 것이다. 옛 교육부는 실무능력을 평가에 반영하고자 당초 필기시험과 면접, 2단계에 걸쳐 치르던 시험제도를 2008년부터 필기시험, 논술형평가, 심층면접 및 수업실연 3단계로 변경했다. 이 당시에도 시험을 1년가량 남겨둔 상태에서 방식을 바꿔 논란이 됐다.
그런데 이 시험방식이 내년부터 또 바뀐다. 교과부는 수업능력에 대한 평가를 강화하기 위해 3차에서 시행하는 수업실연 시간을 기존 10분에서 20∼30분으로 확대하고 배점도 10점 이상 늘리기로 했다. 1차 필기시험은 최종 합격점수에 넣지 않고 ‘합·불’로만 판단, 영향력을 줄이고 최종합격자는 2, 3차 시험점수만 합산해 결정할 계획이다. 또 초등 2차시험 논술형평가의 과목도 줄이기로 했다. 이렇게 되면 수업실연 등 3차 시험의 실질 영향력이 현재보다 훨씬 커질 전망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이 같은 개선방안이 현 시험 운영체제에서도 실행 가능한 사항인 만큼 2010년 시험부터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관련 법안과 규칙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사범대 졸업생 등 수험생들은 “시험 준비생을 전혀 고려하지 않는 처사”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임용시험을 준비 중인 대학원생 김모(30·여)씨는 “같은 국가시험인 수능의 경우 변화가 있을 경우 3년 전에 예고를 하도록 돼 있는데 임용시험은 3년 내 2번이나 바뀌는 등 변화가 너무 잦다”고 꼬집었다. 또 아직 교사 신분이 아닌 이들에게 전문성을 요구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또 다른 시험준비생 박모(29·여)씨는 “수업 능력은 현장에서 실무경험을 통해 키워지는 것 아니냐”며 “시험 단계에서부터 지나치게 부담을 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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